상대를 이겨야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라운드를 즐기자.

[골프한국] “한 번 뻥 치고 볼 찾으러 다니는 게 골프구나!”
휴가를 맞아 골프는 구경도 못해 본 지인을 동반해 골프장에 간 적이 있다. 라운드에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고 구경 삼아 몇 홀을 따라다니던 그가 러프에서 볼을 찾고 있는 우리를 보면서 멋지게 골프의 정의를 내려줬다.

사진=골프한국


골프란 어떻게 보면 참 단순한 경기다. 몇 번의 스트로크 행위로 볼을 홀에 집어 넣는 게임인데, 근본적으로는 스트로크 횟수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
물론 장비에 대한 일정한 규정은 있지만 어떤 장비를 이용해 어떻게 쳤는지는 중요치 않다. 벙커에서 드라이버를 휘두르던, 티샷으로 아이언을 잡던 그건 오로지 골퍼의 선택이다.

볼이 나무를 맞고 튕겼든, 도로에 맞고 굴러 홀에 이르렀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헤저드에 빠져도 멋지게 물 수제비를 뜨고 나오면 ‘럭키’일 뿐이다. 바위를 맞고 튕긴 볼이 그린 경사면을 따라 굴러도 한 번의 샷으로 홀에 들어가면 홀인원이 된다. 타이거 우즈처럼 멋진 샷이건 구구절절 사연이 있는 샷이건 똑같이 한 타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해 보이는 골프에도 엄청나게 많은 룰이 있고, 타수를 세는 것은 동일하지만 다양한 게임 방식이 존재한다. 스트로크 플레이와 매치 플레이가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방식이지만 아마추어 골퍼들은 스킨스 게임이나 라스베이거스 게임도 자주 즐긴다. 이 외에도 수십 가지 이상의 경기 방식이 있다. 사실 게임이야 플레이어들이 합의하에 만들면 그만 아닌가.

게임을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는 순위를 가리기 위해서다. 하지만 운동이나 놀이의 성격이 강한 아마추어 골프에서 게임은 흥미를 높이는 목적이 우선이다.
간혹 좀 과하다 싶은 액수를 걸고 게임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흔한 경우는 아닐 것이다. 다만 스포츠 경기로서 승부의 묘미를 더하기 위해 간단한 내기를 하는 정도다. 많은 골퍼들이 함께 할 수 있게 핸디캡을 감안한 게임을 선택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요즘은 일명 ‘뽑기 게임’을 즐기는 골퍼들이 늘고 있다. 각 홀마다 승부를 가리되 동반자 네 명 중 두 사람이 친 타수를 합산해서 승부를 가리는 것은 라스베이거스 게임과 유사하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가 대개 1등과 꼴찌의 타수를 합한다면, 뽑기 게임은 타수를 합산할 한 팀을 한 홀의 경기가 끝난 후 뽑기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누가 한 편일지 모르는 상태에서 뽑기라는 ‘의외성’을 추가해 재미를 더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요즘 일부 캐디들은 이 게임을 위해 팀을 가릴 수 있는 막대를 준비해 다닌다.

사실 순위를 가릴 필요 없는 아마추어 골프에서 간단한 내기는 라운드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남이 어떻게 치든,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 굳이 팀을 만들어 라운드를 할 필요도 없고, 정작 필드에 나가서도 무척 단조롭고 지루한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내기’라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게임의 집중력과 약간의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다. 정작 게임을 하다 보면 생각대로 안 풀리는 경우가 많고 그로 인해 화가 나는 경우도 흔하다. 모처럼의 라운드를 내기로 인해 망친다면, 약간의 금전적 이익이나 승부욕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평소 쌓아온 품격에 타격을 입는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내기를 하더라도 꼭 상대를 이겨야겠다는 마음가짐보다는 자신만의 목표를 가지고 라운드를 즐긴다면 최선의 경기가 될 것이다.    골프한국(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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