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이 순간, 필자에겐 꿈 하나가 생겼다. 어쩌면 이루기 어려울 수도 있고, 장기플랜이 될 수도 있겠지만 골프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꿈을 꾼다.
필자의 꿈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작은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매년 일정한 시기에, 동일한 골프클럽에서 PGA선수들처럼 나흘 동안 열리는 이 대회의 규모는 3~5팀(12~20명) 정도면 적당할 것 같다. 이 골프대회의 명칭을 ‘행복한 골프 레이스’라고 붙이면 어떨까.
일부 참석자들은 직장생활을 할 터이고 시간 내기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주말과 연계해 2-3일간의 휴가를 내어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골프장은 굳이 수도권 근처가 아니더라도, 손님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곳으로 단체 부킹이 쉽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적절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으며, 조경이 아름답고 특색 있는 골프장이면 좋겠다. 물론 골프장 내에 골프텔이 있어 멀리 이동하지 않고 라운드 후 휴식과 화합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면 더 좋겠다. 저녁에는 조촐한 파티를 열어 서로 살아가는 얘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다.
그리고 경기 형태도 다양하게 적용하면 나흘 동안을 매번 새롭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듯 하다. 첫 날인 목요일은 가볍게 몸도 풀고 친목도 도모할 겸 포볼이나 포섬 방식으로 경기를 한다. 금요일부터는 실질적으로 스트로크 방식의 개인 플레이가 시작되지만 금요일 경기는 핸디캡을 고려해 신페리오 방식으로 계산하고 별도의 시상을 하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다. 금, 토, 일 사흘간의 매치 플레이는 진검승부가 펼쳐 질 것이다. 하지만 동반자와의 골프 라운드 자체를 즐기며 자기와의 싸움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4라운드를 하는 만큼 이 골프대회는 기본적으로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 같다. 나흘 연속 18홀 게임을 해본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거듭되는 라운드에 먼저 흔들리는 것은 체력보다 집중력이었다. 여성이나 연세가 많아도 문제없다. 이 나흘 동안 과도한 음주는 삼가고 컨디션 조절만 잘 한다면 누구든 이 대회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경기에 참석하기 전에 필자는 모든 참석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대회 규칙이나 매일의 경기운영 등을 충분히 숙지할 수 있도록 하고, 골프장의 코스나 특성 등을 미리 공유하여 나름대로의 전략을 짤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다.
이왕이면 프로대회처럼 그럴싸한 스코어게시판을 준비하여 참석자 전원의 스코어를 공유할 것이다. 또한 최저타수상은 물론이고, 홀컵에 가장 가깝게 티샷을 한 사람에겐 니어리스트를, 장타자에게는 롱기스트상을 주는 등 일반적인 아마추어 대회의 상을 포함해 베스트드레서상, 매너상, 우정상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상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한다면 핸디와 상관 없이 참석자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에 참여할 것이다. 상금 또는 상품 역시 참가자들의 자발적 협찬품 등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모아 대회의 의미를 더하고 싶다. 생각만 해도 풍성한 대회임을 짐작할 수 있다.
우승도 중요하겠지만, 이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름처럼 ‘행복한 골프’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집중하며, 상대방의 배려를 최우선으로 하며, 자신의 양심에 따라 경기에 임해야 한다. 만약에 이런 기본적인 자질이 없는 사람은 이 대회에서 제명될 수도 있다.
아마도 이 대회에 참석해 본 사람이라면 일년 내내 이 경기가 기다려 질 것이다. 이 대회를 위해 평소에도 조금씩 기량을 가꿀 것이며, 이 대회를 통해 무수한 이야깃거리가 생길 것이다.
필자는 소망한다. 언젠간 이 대회를 준비하여 실현시킬 것이라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올 한해도 열심히 파이팅 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