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KYJ골프 여자오픈 대회에서 우승한 김하늘. 사진제공=KLPGA

KYJ골프 대회에서 그녀의 패션은 완벽했다.
경기 첫날 타이트한 검은색 긴 티셔츠에 멋스럽게 깃을 세운 그녀는, 하얀색 치마를 나부끼며 샷을 날렸다. 검은색 긴 양말과 벨트는 그녀의 흰 치마에 가을 느낌을 더했다.
둘째 날 윤기나는 보라색 티셔츠와 반바지로 세련된 느낌을 살린 그녀는, 검은 선글라스가 잘 어울렸다.
그리고 마지막 날, 우승을 예상이라도 했는지… 대회우승의 레드 자켓에 조화로운 원색적이고 발랄한 차림의 그녀는,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블루와 옐로우의 조합에 화이트를 더하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김하늘. 그녀는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KYJ골프 여자오픈에서 우승함으로써 상금왕, 다승왕, 생애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KLPGA 사상 최고의 상금에 이어 대상도 노리고 있다. 필자는 거기에 ‘골프 패셔니스타(fashionista) 상’을 하나 추가하고 싶다.

프로골퍼가 아니더라도, 한 사람을 판단하는데 옷차림은 중요한 평가기준이 된다. 반대로 그렇게 평가 받기 위해서 패션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기업CEO와 정치인이 대표적이다.

가령, 목이 반쯤 올라오는 검은 터틀넥과 청바지는 스티브 잡스를 상징하는 패션이었고, 애플이 추구하는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경영전략이기도 했다.
"스티브 잡스의 철학은 ‘민주주의’와 ‘공유’였다. 그는 이런 철학에 따라 회사 멤버들 사이에서 튀기보다는 조용히 이들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검은 셔츠를 입었다"고 패션전문가들은 말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공식 석상에서는 짙은 남색 슈트와 흰 셔츠, 붉은 넥타이를 일관되게 착용한다. 이는 미국을 상징하는 전통적인 세 가지 색상으로 그의 결연한 의지를 대변한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의상 역시 화제가 된다. 그녀는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의 슈트 차림을 선호하지만 그 옷차림에는 상황에 따라 혹은 어필하려는 이슈에 따라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패션에 있어서 기본은 TPO. 즉 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 또는 경우)에 맞는 옷차림이다. 골프의 에티켓에는 장비나 옷차림도 포함된다. 특히 정규클럽의 경우는 복장규정을 정해놓고 있으므로 옷깃 없는 셔츠, 청바지, 반바지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골프도 운동이라는 생각에 너무 편한 옷만 입는 것도 동반자를 고려하지 않은 생각이다. 그렇다고 비싼 골프 브랜드의 옷만 입거나 너무 튀는 옷을 권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황에 맞추어 자신만의 스타일로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면 일반 골퍼에겐 더할 나위 없다.

그리고 패션은 자신감의 표현이며 동시에 옷을 입은 사람에게 자신감도 불어넣는다. 여러 리서치에서도 검증되었듯이, 여성들이 화장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화장을 했을 때 자신감이 상승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남자 역시 넥타이 하나로 하루 종일 자신감이 충만한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과거에는 실력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지, 특별히 골프 옷차림에 관심은 없었다. 하지만 구력이 더할수록 골프 패션 또한 골프를 즐기는 한 가지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TPO에 맞추어 잘 차려 입은 날은 샷을 날리는 마음가짐도 달라짐을 느꼈다.

물론 김하늘의 패션이 멋져서 우승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프로’라는 이름으로 공식적인 대회에 나갈 때는 의상 또한 선수의 마음가짐이고 중요한 전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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