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때문에 주식이 떨어졌다.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라는 익숙치 않은 용어가 수시로 발동될 정도로, 바닥을 모른 채 주가가 출렁거린다. 필자 역시 이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런데 이처럼 주가가 오르내리는 데는 여러 대내외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스포츠 선수 또한 주식시장의 주요 변동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사례로, UC 데이비스의 빅터 스탠고 교수는, 2009년 우즈의 스캔들 사건이 터진 뒤 13일간 주식시장을 연구·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교수는 특히 우즈의 스폰서 기업들에게 집중하였는데, 그들의 주가와 전체 주식시장, 경쟁사의 주가, 지난 4년 간의 주가변동 등을 분석했더니, 우즈의 스폰서 기업들은 단 13일만에 120억 달러의 주가가 떨어졌다. 특히 메인 스폰서였던 나이키와 일렉트로닉아츠, 그리고 펩시콜라의 손실이 가장 컸다고 결론지었다.

우즈는 TV시청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얼마 전 끝난 올해 마지막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에서 우즈가 컷 탈락해 출전하지 못하자, 4라운드의 TV시청률은 4.3%에 그쳤다. 지난 1997년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처음 우승할 당시 시청률은 14.1%에 육박했고, 2001년 그가 우승했을 때도 13%에 달했다. TV라는 매체의 영향력 변화를 감안하고서라도 큰 격차임은 분명하다.


'그까짓 TV시청률이 뭐 대수일까?'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마치 돈으로 연결된 커다란 경제순환시스템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가령, 우즈의 부진으로 골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지면 골프경기를 보는 시청자가 줄어들고, 광고효과가 감소하니 기업의 후원이나 광고도 줄어든다. 이로 인해 광고단가가 내려가기 시작하고 결국 업계 전반에 돈이 돌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기업이 스타 골프 선수에게 후원을 하고 자사의 로고를 노출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6월 매킬로이가 우승했던 US오픈에서 그의 메인 스폰서인 오클리 브랜드는 36분 이상 노출된 것으로 측정됐다. 이는 1,470만달러의 TV 광고 대체 효과다. 하지만 투자 대비 경제적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2011년 나이키 부문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떨어진 부문은 골프다. 전년 대비 4%나 하락한 것이다. 여기에는 나이키가 후원하는 우즈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하지만 나이키는 이미 우즈를 통해 골프용품 분야를 성공적으로 키웠다. 마치 오클리가 매킬로이를 통해 용품산업을 확장하려는 것과 같이.

타격을 받은 나이키가 언제까지 우즈의 재기를 기다려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후원을 하는 선수의 가치가 하락하면, 아무리 끈끈한 관계를 맺었던 기업들도 등을 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7~8년째 세계 정상의 수입을 자랑하며, 이미 통산 10억달러(1조원 이상)를 돌파한 우즈가 돈 걱정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이처럼 골프를 포함한 최근의 스포츠는 경제적인 부분과 연관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정 산업분야를 넘어 여러 업계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스타 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관련기업의 희비가 엇갈릴 뿐만 아니라, 투자한 기업의 성패가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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