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에게 캐디란?

스티브 윌리엄스와 타이거 우즈. 사진제공 : AFP
진흙탕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나?

예상은 했지만 지난주 타이거 우즈와 스티브 윌리엄스의 결별이 공식화 되었다. 스티브 윌리엄스라면 지난 1999년부터 타이거 우즈와 동고동락하며 역사적인 경기결과를 함께 만든, 그의 캐디이자 친구가 아닌가? 우즈에게 해고당한 윌리엄스는 앞으로 쓸 자서전에서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며 우즈를 맹비난했다.

본질적인 질문이지만, 프로 선수들에게 캐디란 어떤 존재인가?

한 마디로, 캐디가 없으면 우승도 없다. 즉 그들의 프로 생명을 판가름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포츠 종목 중 선수와 그의 조력자가 함께 경기장에 들어가서 플레이하는 것은 아마도 골프가 유일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인 골퍼들 곁에는 늘 존중과 신뢰로 연결된 그들의 캐디가 있었다. 비록 경기에서 선수 자신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더라도 일단 캐디의 의견을 객관적으로 경청한다. 아놀드 파머와 제임스 앤더슨, 잭 니클라스와 윌리 피터슨, 그리고 과거 타이거 우즈와 스티브 윌리엄스가 그랬다.

2000년 브리티시 오픈 경기 12번 홀에서 아이언 샷을 준비하는 우즈에게 윌리엄스는 계획보다 더 세게 칠 것을 조언했다. 우즈는 윌리엄스의 의견을 존중했고 결국 그들이 우승을 차지했다. 그 인터뷰에서 우즈는, 스티브가 없었으면 우승도 없었다고 윌리엄스에게 공적을 돌렸다. 그러나 신뢰가 깨졌다면, 그들은 더 이상 함께 할 이유가 없다.

그러면,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캐디란 어떤 존재일까?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캐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무래도 변화무상한 상황 속에서 일반 골퍼보다는 그 골프장에 익숙한 로컬 캐디가 더 유용한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아마추어 골퍼들은 골프장 캐디들을 무거운 골프백을 나르며 전동카트를 운전하고 클럽을 가져다 주거나 볼을 닦아주는 보조원 정도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옆에서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캐디를 함부로 대하며 그의 조언을 면전에서 무시하는 골퍼도 있다. 간혹 자신의 오판이나 미스 샷을 처음 만나는 캐디 탓으로 돌리는 골퍼를 볼 때는, 그 사람의 인품을 의심하게 된다.

싱글 수준의 골퍼라도 캐디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반드시 있다. 티잉그라운드에 섰는데 안개 때문에 페어웨이를 전혀 볼 수 없을 때, 처음 가는 골프장에서 심한 도그랙홀과 마주 쳤을 때, 제주도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 내리막과 오르막의 구별이 어려울 때, 업-다운이 심한 그린에서 라이를 전혀 읽을 수 없을 때… 필자 역시 다양한 상황에서 캐디의 조언이 도움이 되었다.

캐디의 실력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전에, 즐겁고 만족스런 라운드를 위해서 이 동반자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지는 결국 우리 골퍼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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