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은 두 명의 새로운 골프제왕이 전세계 골프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22살 동갑내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청야니(대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남녀를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에 메이저대회에서 4승의 기록을 세운 청야니는, 이번 주 열리는 US오픈에서 우승한다면,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이런 그녀에게는 다른 골퍼들에게는 없는 특별한 스토리가 있다.

필자가 청야니를 눈여겨 본 것은 그녀가 데뷔하고 얼마 후부터였다. 기량도 뛰어났지만, 신지애나 최나연 옆에 있는 청야니를 보고 '왜 남자가 LPGA에서?'라는 착각을 했을 정도로 소년 같은 외모였다.

이처럼 청야니는 여자 골퍼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외모부터 성격, 옷 입는 스타일, 좋아하는 운동까지. 그녀의 모든 것이 항상 남자에 비유되었다.

청야니의 스윙 역시 일반적인 여자 골퍼들이 추구하는 회전형 스윙과는 다르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플라잉 웨지(the flying wedges)' 스윙을 구사하는데, PGA 투어 프로들 중에서도 비거리가 긴 골퍼들이 추구한다. 거기에 일명 '배치기형' 스윙으로 임팩트 순간에 배를 쭉 내미는 푸시형 스윙을 한다.

필자가 최근 청야니를 보고 깜짝 놀란 것은, 부쩍 증가한 몸무게 때문이었다. 아마도 이런 고난도 스윙에 대한 체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체중을 늘렸을 것이다. 그 결과, 청야니는 비거리 270야드를 쉽게 넘기며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지난해 9월에 중국이 대만인인 청야니에게 중국으로의 귀화 요청과 파격적인 후원을 제안한 기사가 보도되었다. 당시 스폰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5년간 계약금으로 2,500만달러와 전용기, 호화빌라 등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 뉴스를 접한 필자는 '중국이 왜 청야니에게 그런 제안을 했을까?'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표면적으로는 2016년과 2020년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추가되므로, 골프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중국이 청야니에게 그런 제안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중국은 청야니라는 상징적인 스타를 통해 잠재력이 큰 중국의 골프산업을 생각했을 수도 있다.

아직 세계적인 골프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찾을 수는 없지만, 몇 년 이내에 골프계에서도 중국의 바람은 거세질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중국의 골프 인구는 약 500만명에 불과하지만, 소득수준이 증가하고 골프가 대중에게 알려지면 그 성장속도는 엄청날 것이다. 이 같은 중국의 거대한 움직임에 22살의 새로운 골프여제 청야니가 포착된 것이다. 청야니는 중국의 국적변경을 거절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당시 그녀의 선택에 따라, 중국의 골프계와 LPGA의 역사는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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