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원이 11월 2일 끝난 2020시즌 출전권이 걸린 LPGA Q-시리즈에 참가했을 때 모습이다. 사진제공=LPGA


[골프한국] LPGA투에서 신인왕에 오르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지구촌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LPGA투어에서 1승을 거두는 것도 쉽지 않지만 신인왕이 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신인상은 2부 투어 상금순위와 Q-시리즈라는 좁은 문을 통과한 신인들끼리 치열한 경쟁을 벌여 최고의 선수로 평가된 단 1명에게만 주어진다. 우승의 기회는 언제라도 있지만 신인왕의 기회는 신인으로 데뷔한 1년 한 번밖에 없다.

이런 LPGA투어 신인왕을 한국 여자골퍼들이 5년 연속 차지했으니 태극낭자들의 기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짐작할 수 있다.

LPGA투어 신인상 제도는 1962년부터 시작됐다. 올해까지 신인왕에 오른 선수는 모두 58명. 이중 한국 선수가 13명으로 22.4%나 된다.

1998년 박세리가 한국 선수 처음으로 신인왕에 오른 뒤 김미현(1999년), 한희원(2001년), 안시현(2004년), 이선화(2006년), 신지애(2009년), 서희경(2011년), 유소연(2012년), 김세영(2015년), 전인지(2016년), 박성현(2017년), 고진영(2018년), 이정은6(2019년)가 신인왕 계보를 이었다. 

놀라운 것은 2015년부터 올 시즌까지 5년 연속 한국 선수가 신인왕을 차지했다는 점. 지구촌 곳곳에서 꿈을 안고 모여든 골프천재들 속에서 한국 선수들이 5년 연속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불가사의하다. 아무리 한국의 골프 열기가 뜨겁고 KLPGA투어가 뛰어난 선수들을 화수분처럼 배출한다고 해도 LPGA투어의 신인왕을 독점하니 LPGA 당국이나 세계 골프 팬들이 놀라는 것은 당연하다.

신인왕에 오른다는 것은 바로 LPGA투어에서 성공 가도에 들어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의 선수나 상금왕, 명예의 전당 입회선수는 예외 없이 신인왕 출신이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신인왕 출신만 해도 낸시 로페즈, 베스 다니엘, 줄리 잉스터, 안니카 소렌스탐, 카리 웹, 박세리 등 8명이나 된다. 

LPGA투어 2020시즌 한국 선수의 신인왕 6연패 달성 여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최혜진이 갔더라면 ‘따 놓은 당상’일 텐데 아직 LPGA투어에 적을 올리지 못했다. 

과연 누가 한국 선수 신인왕 6연패의 주인공이 될까. 

2020년 시즌 LPGA투어에서 뛸 선수를 선발하는 퀄리파잉 토너먼트인 Q-시리즈를 통과한 45명 중 한국 국적 선수는 박희영(32) 강혜지(28) 전지원(22) 곽민서(29) 손유정(18) 전영인(19) 등 6명.

이중 신인은 전지원과 손유정 두 명이다. 신인왕 6연패는 이들의 선전 여부에 달려 있는데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Q-시리즈에서 공동 16위로 LPGA투어 시드를 확보한 전지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구에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골프를 시작한 그는 주니어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다 중학교 3학년 때 해외 유학이 걸린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하며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제이슨 데이가 졸업한 명문 국제 스포츠학교인 힐스 칼리지에 들어가 3년간 골프와 일반 수업을 받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전액 장학금을 받고 워싱턴대학에 진학하기로 결정돼있었으나 호주의 학교 직원의 실수로 무산되었다. 차선으로 2년제 대학인 플로리다주 데이토나비치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재학 중 미국 주니어대학(2년제 대학) 내셔널 챔피언십을 포함해 5승을 거뒀다. 2017년 NJCAA(미국주니어대학체육협회) 여자 골프부문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명문 앨라배마대학교에 스카우트 됐다. 그가 합류하면서 앨라배마 대학은 1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2018년 US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고 10월의 LPGA투어 Q-시리즈를 통과했다.

미국의 스포츠 매니지먼트회사인 IMG는 최근 전지원과 전속계약을 체결, 그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IMG측은 전지원이 US 여자 아마추어 64강부터 세 번의 연장전에서 승리하고 네 번의 역전승을 거두는 등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손유정이 11월 2일 끝난 2020시즌 출전권이 걸린 LPGA Q-시리즈에 참가했을 때 모습이다. 사진출처=LPGA가 제공한 동영상 캡처


‘오클라호마의 미셸 위’로 불리는 손유정도 주목해야 할 선수다.

시메투라 투어 상금 20위로 Q-시리즈로 직행해 공동 30위로 통과한 손유정은 미국 주니어 골프계에선 널리 알려져 있다. 
5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9살 때부터 골프채를 잡은 그는 11세 때 미국 키즈(Kids)골프 월드챔피언십(11세 부문)에서 우승하며 그 해에 US Kids Golf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오클라호마 지역대회는 물론 전미 키즈대회와 주니어대회도 석권했다.

2014년 오클라호마 걸스 주니어 챔피언십대회와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대회를 최연소의 나이로 우승한 데 이어 같은 해 나이키가 주최하는 미국 주니어 올스타 나이키 인비테이셔널 대회까지 석권하자 스포츠전문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그를 골프 종목의 주목할 선수로 소개했다. SI가 조명한 장래가 촉망되는 아마추어 선수 7명 중 손유정만 중학생이고 나머지는 모두 대학생이었다.

13세의 중학생으로 고등학생 언니들이 참가하는 호클라호마주 걸즈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데 이어 1주일 뒤 열린 오클라호마주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대회에서 58년 만에 최연소(종전 15세) 기록을 깨며 우승했다. 2017년 스윙잉스커츠 AJGA 인비테이셔널과 2018년 롤렉스 여자 주니어 챔피언십을 차지했다.
박인비, 유소연, 허미정, 전영인, 이정은6, 김아림 등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브라보앤뉴가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것도 그의 잠재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