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산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강은 산을 넘을 수 없다.”풍수지리의 철칙이다. 
아무리 기세등등한 산맥도 강을 만나면 멈춰야 하고 아무리 힘찬 강물도 산을 만나면 돌아서 흘러야 한다. 
골프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같은 풍수지리의 철리(哲理)를 깨달을 필요가 있다.

온갖 조건의 지형에 조성되는 다양한 골프코스도 예외 없이 풍수지리의 철학이 관통한다.
산과 언덕, 호수, 계곡, 개울, 벙커 등 골프코스가 품어야 하는 장애물들은 모두 풍수지리의 철학을 담고 있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동반자와의 경기에 몰입돼 당장 눈앞의 볼을 어떻게 멋지게 날릴 것인가에만 급급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풍수지리의 철리를 이해하고 골프코스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기면 경기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산이나 언덕을 어느 쪽으로 끼고 코스가 조성돼 있느냐에 따라 공략 방법이 달라져야 함은 물론이다. 오른쪽이 산이라면 심한 훅을 조심해야 하고, 왼쪽이 산이라면 심한 슬라이스를 유의해야 한다. 동시에 훅과 슬라이스를 피하려다 산이나 해저드 속으로 볼을 날릴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도그레그 홀에서 질러갈 것이냐, 돌아갈 것이냐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거리 상의 이점 때문에 질러가는 샷에 대한 유혹이 강하지만 넉넉하게 질러갈 능력이 안 된다면 돌아가는 게 안전하다. 내 능력에 부치는 거리라면 멀리 쳐야겠다는 생각에 근육이 경직되고 힘이 들어가 평소의 비거리도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수나 계곡도 건너뛸 수 있는지, 둘러가야 하는지 냉철한 판단, 용기와 절제를 요구한다. 자신의 기량으로 질러가거나 건너갈 수 있다면 결행할 만하지만 어쩌다 잘 맞으면 넘어갈 수 있는 정도라면 돌아가는 게 상책이다.
골프에서 요행은 결코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불행을 자초할 분이다. 

스코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그린에서의 플레이야말로 철저한 풍수지리 철학의 이해를 요구한다.
물론 코스 설계가는 홀마다 개성을 살려 다양한 난이도를 만들지만 그것도 풍수지리의 큰 틀 안에서다. 

그린은 산과 물, 햇빛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그린의 기울기는 산에서 저지대로, 연못이나 계곡 쪽으로 흐른다. 제주도에 조성된 골프코스에 ‘한라산 라이’라는 게 적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잔디의 결도 볕이 많이 쪼이는 쪽으로 기운다. 태양이 어디에서 떠서 어디로 지는가에 따라 잔디의 결이 달라지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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