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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에도 통하는 '알아차림'의 지혜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뛰어난 골프 스윙과 실력으로 인정 받는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한번 골프채를 잡은 사람은 웬만해선 골프와 헤어지기 어렵다. 사정만 허락한다면 눈을 감을 때까지 골프채를 잡을 수 있기를 갈망한다. 그만큼 골프가 품고 있는 세계가 불가사의하고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골프는 기막힌 묘미와 함께 그리스 신화의 시지프스를 연상케 하는 형벌을 안겨준다. 시지프스가 바위를 산꼭대기에 올려놓는 순간 바위는 다시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그래도 시지프스는 다시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일을 끝없이 되풀이해야 한다. 제우스가 그에게 내린 형벌이기에 피할 도리가 없다. 

골프의 밀림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무궁무진한 골프의 세계를 탐험하는 묘미를 맛볼 수 있지만 필경 시지프스의 형벌이 뒤따른다. 
골프를 두고 ‘끝이 없는 게임(Endless Game)’이라고 하는 것도 골퍼가 짊어진 시지프스의 형벌을 상징한다.

골프란 일정한 단계에 도달하면 만족하며 즐기기만 하면 되는 운동이 아니다.
‘이 정도면 됐다’ 싶은 경지에 도달했다고 생각할 때 저만치에 또 다른 새로운 목표가 신기루처럼 어른거린다. 

초보일 땐 100타를 깨는 데 목표를 두지만 그 목표는 이내 90타, 80타, 안정적인 싱글 핸디캐퍼로 변하듯 골프채를 잡은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신기루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
‘왕 싱글’이란 말을 듣는 고수조차 60대 타수, 생애 최저타를 위해 땀을 흘리고 나이가 들면 자기 나이와 같거나 그 이하의 스코어를 내는 에이지 슛(Age Shoot)을 꿈꾼다.

골프의 근본적 형벌은 골프가 개선·발전은 고사하고 현상 유지조차 어렵다는 데 있지 않을까. 
자신만의 작은 목표에 도달했다고 해서 그곳에 계속 머무를 수 없는 게 골프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가까운 부단한 연습과 깨우침이 뒤따라야만 현상 유지 내지는 발전이 가능하다.

골프 근육의 기억력은 길어야 3일이라고 한다. 1940~1950년대 미국 골프를 주름잡은 벤 호건이 남긴 명언인 “하루 연습을 안 하면 내가 알고, 이틀 연습 안 하면 갤러리가 안다. 사흘 연습 안 하면 세상 모두가 안다.”라는 금언 역시 골프 근육의 망각을 전제로 한 것이다.
‘골프란 아침에 깨달았다가 저녁이면 까맣게 잊는 운동’이라는 말이 있는 것도 그만큼 현상 유지가 어렵다는 뜻이다. 

매일 연습장을 찾아 열심히 연습하는데도 진전이 없는 골퍼들이 의외로 많다. 구력 20년 30년이 넘었는데도 잘못 배운 스윙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괴기한 스윙의 주인공으로 낙인찍힌 경우도 드물지 않다. 

골프장을 향할 때마다 ‘이번엔 제대로 쳐봐야지’ 하고 다짐을 하지만 어김없이 ‘자기 환멸’에 가까운 절망을 경험한다. 골프장을 떠나면서 골프와의 결별을 심각히 생각해 보지만 다시 연습장을 찾는다. 그러면서도 개선은커녕 고질병, 괴물만 키우는 연습을 되풀이한다. 

많은 골퍼들이 골프의 밀림에 들어와 멋진 비경을 제대로 탐험하지 못하고 오히려 고통을 경험하는 것은 연습방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습관적으로, 기계적으로 하는 연습은 독약이다. 매일 연습장을 찾아 많은 시간 땀을 흘려도 잘못된 연습은 고질병을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그럼 무엇이 바른 연습일까. 
어릴 때부터 교과서적인 스윙을 익혀 세계적인 선수로 명성을 날리는 선수들이 코치의 지도를 받는 까닭은 생각하면 답이 있다. 

일관성 있는 스윙, 지속 가능한 스윙을 위해 근력을 키우고 체계적인 훈련과 연습을 일과처럼 해온 정상급 선수들의 스윙도 변한다.
아무리 큰 강이라도 몇 번의 홍수로 물길이 바뀌듯 견고했던 스윙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기 마련이다. 
자신도 모르게 변한 스윙을 점검하기 위해 프로선수들도 유명 코치를 찾는 것이다. 동영상을 찍어 스윙을 확인하고, 거울 앞에서 스윙을 점검하는 것도 잘못된 점을 찾아내기 위함이다. 

그런 의미에서 ‘위빠사나 명상’은 골퍼들에게 등대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유행하는 위빠사나 명상의 핵심은 ‘알아차림(Awareness)’, ‘마음챙김(Mindfulness)’, ‘깨어있음(Awakening)’, ‘사티(Sati, 꿰뚫어보다)’다. 
번역과정에서 용어는 다르지만 ‘알아차림’의 다양한 표현일 뿐 의미는 같다고 보면 된다. 

‘알아차림’이란 있는 그대로 보는 훈련을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관찰하고 답을 찾고 삶의 지혜를 얻는 것이다.
희로애락에 휘둘리는 자신을 정확히 알아차리듯 스윙의 문제점을 냉정히 정확하게 알아차릴 때 고질병만 악화시키는 타성적 기계적 연습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스샷을 날리고 나서 어디에 무엇이 문제가 있어 그런 샷이 나왔는지 알아채고 그런 실수를 줄이기 위한 연습을 할 때 비로소 개선과 발전이 뒤따르는 것이다.
기술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인 면에서도 이 알아차림의 방법은 평정을 되찾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9-09-26 06:3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