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의 골프스윙.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끄는 힘과 미는 힘은 어느 쪽이 더 강할까?

바퀴가 달린 수레에 물체를 싣고 움직일 때를 가정해보자. 물리학적인 이론으로 보면 같은 물체를 움직이는 데 필요한 힘은 끌 때나 밀 때나 같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 리어카를 끌거나 밀어보면 미는 것보다 끄는 게 훨씬 쉽다. 앞에서 끌 땐 손잡이를 배에 걸치고 앞으로 움직이면 끄는 대로 따라오지만 뒤에서 밀 땐 팔에 힘을 주고 방향을 유지하느라 힘의 소모가 더 많기 때문이다. 

세계 스트롱맨 대회의 트럭 끌기가 좋은 예다. 거구의 선수들이 20여 톤에 달하는 트럭을 정지상태에서 일정한 거리까지 이동시키는 시간을 다투는 이 경기에서 선수들은 긴 밧줄로 몸과 트럭을 연결해 앞으로 끈다. 결코 트럭을 뒤에서 밀지 않는다. 끌려는 오지만 밀어서는 꼼짝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뒤에서 밀면 그만큼 힘의 손실이 많다는 증거다.

지난번에 쓴 칼럼 ‘구력 30년 즈음 머리를 울리는 깨달음이여!’에 대해 많은 지인들이 공감하고 효과를 봤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나만의 깨달음이 다른 골프애호가들에게도 의미 있는 깨달음으로 전달되는 것을 보고 이들에게 확신을 주기 위해 후속편으로 ‘끄는 힘’에 대한 칼럼을 쓰기로 했다. 

→ 관련 칼럼: '구력 30년 즈음 머리를 울리는 깨달음이여' 바로가기


많은 아마추어들이 물 흐르는 듯 부드러우면서 힘찬 스윙을 꿈꾸지만 백 스윙이나 팔로우 스윙이 뜻대로 안 되는 것은 지나치게 미는 힘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효율이 더 좋은 끄는 힘을 활용하지 못하고 효율도 떨어지고 방향성도 보장되지 않는 미는 힘에 매달린 탓이다. 

백 스윙이 제대로 안 되는 것도 오른쪽 어깨를 뒤쪽으로 돌리지 않고 왼쪽 어깨를 턱 밑으로 밀어넣어 만들려 하기 때문이다. 오른쪽 어깨가 뒤로 돌지 않으면 아무리 왼쪽 어깨를 밀어도 온전한 백 스윙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도리어 몸의 중심축이 오른쪽으로 밀려 축이 무너지는 부작용을 낳는다. 

팔로우 스윙 때도 오른쪽 팔로 가격하려다 보니 좋은 피니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백 스윙 때 오른쪽 어깨와 팔이 리드했다면 다운 스윙, 팔로우 스윙 때는 반대로 왼쪽 어깨와 팔이 리드해야 힘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왼쪽 어깨와 팔이 리드하면 끄는 힘이 작용해 그만큼 볼에 파워가 붙는다. 힘이 분산되지 않아 방향성도 좋아진다. 밧줄로 연결된 수레가 끄는 대로 끌려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오른쪽 어깨와 팔로 볼을 가격하려는 스윙은 리듬이나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슬라이스나 훅을 초래한다. 미는 힘의 방향성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미는 힘을 강하게 하려다 보면 오른 어깨와 팔과 손목에 힘이 들어가 오히려 헤드 스피드를 내는데 브레이크를 거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그렇다고 미는 힘이 쓸모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리어카를 끌 때 뒤에서 누가 손이라도 얹어 힘을 보태면 한결 끌기가 수월하듯 스윙할 때도 끄는 힘을 미는 힘이 받쳐 주면 힘의 총량이 그만큼 늘어나 클럽헤드의 스피드가 빨라지고 볼에 파워가 붙는다.

끄는 힘과 미는 힘을 주엔진과 보조엔진으로 생각하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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