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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최호성 신드롬'에 대한 두서없는 고찰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최호성 프로.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낚시꾼 스윙'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최호성(46)이 드디어 2월 8~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열리는 AT&T 페블비치 프로암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프로선수만 참가하는 일반 PGA투어 대회와는 달리 프로골퍼와 재계 인사, 유명 연예인, 스포츠 스타, 예술가 등 아마추어 골퍼들이 함께 출전하는 대회로 1937년에 창설됐다. 지명도 높은 유명인사들이 출전해 4대 메이저대회와 함께 높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색소폰 연주가 케니 지, 영화배우 케빈 코스트너, 빌 머레이, 전 NBA 스타 찰스 바클리 등이 단골이다.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가 한 조를 이뤄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와 스파이글래스힐 코스, 몬터레이 페닌슐러 코스를 돌고 마지막 날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에서 프로끼리 실력을 겨뤄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에 위치한 페블비치는 태평양 연안을 따라 펼쳐져 거의 모든 홀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는 풍광을 자랑한다. 프로선수는 물론 아마추어 골퍼들도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며 관광코스로도 유명하다. 

세계랭킹 200위(1월13일자 기준)인 최호성에게 PGA투어 대회 참가 초청장이 날아왔다는 것은 그의 '낚시 스윙'이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신드롬'의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그에게 초청장은 보낸 스티브 존슨 몬터레이 페닌슐라 재단 CEO 겸 대회운영위원장은 “낚시꾼 스윙(fisherman swing)을 미국 팬들에게 보여주게 되어서 가슴이 설렌다.”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미국의 골프팬들 사이에선 최호성을 2월 1~4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리는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과 4월 첫째 주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코스에서 열리는 지구촌 최고의 골프제전인 마스터스 토너먼트에도 초청하자는 청원이 나와 높은 호응도를 보이고 있다. 

그가 AT&T 페블비치 프로암대회에 좋은 성적을 내고 골프팬들의 호응이 높을 경우 다른 PGA투어 대회에도 출전 가능성이 없지 않아 최호성 '낚시꾼 스윙 신드롬'은 의외의 전염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열광적인 응원과 야유, 음주가 허용되어 광란의 축제장을 방불케 하는 피닉스오픈과 프로는 물론 골프팬들도 평생 한번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코스를 밟아보는 것이 꿈일 정도로 명성 높은 마스터스 토너먼트에 초청되어 그의 스윙에 세계 골프팬이 뒤집어지는 것을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다.

최호성의 '낚시꾼 스윙'이 이처럼 신드롬 현상으로까지 번지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독특한 스윙일 것이다. 그의 스윙은 정상적인 프로선수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우스꽝스럽고 기괴하기까지 한 게 사실이다. 

젊은 선수들과의 비거리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7~8년 전부터 그만의 독특한 스윙을 시도했으나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일본의 한 사진작가가 그의 특이한 스윙 동작을 찍어 일본 골프잡지에 배포하면서 '개성 있는 스윙을 하는 선수'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 아시안투어와 공동주최로 열린 한국오픈에서 몸을 비틀면서 오른쪽 다리를 꼬아 올리고 손을 하늘 높이 번쩍 들어올리는 그의 독특한 스윙이 아시아 국가에 방송되면서 SNS바람을 탔다.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저스틴 토머스가 자신의 SNS에 “나도 스윙을 따라해 보겠다”며 관심을 보인 것도 그를 유명하게 하는데 한몫을 했다. 

그러다 작년 10월 JGTO투어 카시오 월드오픈에서 우승하면서 그의 '낚시 스윙 신드롬'은 불붙기 시작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등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최호성을 PGA투어에 초청해야 한다”는 등의 보도를 했다. 골프전문사이트 골프WRX는 최호성 영상을 자사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최호성은 유니콘이다. 이 사나이의 모든 면이 매력적이다. 빨리 미국에서도 보고 싶다”는 글을 덧붙이기까지 했다. 

영국·일본 등 세계 유수 매체에서도 연일 그를 조명하고 해외 팬들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그를 PGA투어에 초청해야 한다는 청원까지 나오고 결국 AT&T 페블비치 프로암대회 출전이 이뤄졌다. 

여기에 수산고 재학 중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절단 사고와 봉합수술, 막노동부터 광부에 이르기까지 온갖 험한 직업의 전전, 20대 중반 골프장 아르바이트로 일하다 뒤늦게 골프를 배운 사연 등 파란만장한 휴먼 히스토리가 그의 매력을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나는 '최호성 신드롬'의 근원은 프로선수들의 판박이 스윙에 대한 일반 골프 팬들의 거부감, 식상함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대다수 아마추어 골퍼들은 레슨프로들이 가르치는, 프로선수를 닮은 스윙을 추구하지만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 판박이의 정통스윙이 아닌 나만의 개성이 담긴 스윙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다.
골프 초보자들이 레슨프로로부터 붕어빵 찍어내는 듯한 스윙 동작을 강요받을 때 불쾌감을 느끼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골프를 안 하는 일반 팬들도 거의 비슷비슷한 스윙보다는 개성과 자유가 담긴 스윙을 고집하는 선수에게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지 않아도 강요되는 표준화, 평준화, 일반화에 대해 반감이 내재된 현대인에겐 초인(超人) 혹은 이단아(異端兒)의 출현을 기대하는 심리도 없지 않다. 몰개성에 대한 거부감도 있을 것이다. 

최호성은 정통스윙에 가까워지기 어려운 보통 아마추어 골퍼들의 이 같은 심리를 충족시켜주는 초인이자 이단아가 아닐까. 그래서 세계의 골프팬들이 그의 '낚시꾼 스윙'에 열광하는 것은 아닐까.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9-01-17 06:3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