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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학창시절 연극동아리에 들어 단역으로 무대에 오른 경험이 있다. 대사 몇 마디 안 되는 배역이었지만 한 달 정도 밤늦도록 연습했다. 주어진 역을 실수 없이 소화하기 위해 열심히 연습했지만 만족스러웠다는 기억은 없다. 

그러나 그때의 작은 경험이 골프를 하는데 큰 자산이 되었음을 지금에야 깨닫는다. 골프와 접한 뒤 수십 년 골프의 밀림을 헤매면서 얻은 결론은 골프가 연극과 너무도 닮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깨달음이 골프의 질적 향상에 밑거름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골프야말로 가장 연극적인 요소가 응축된 스포츠가 아닐까.

연극의 3요소가 희곡 배우 관객이라면, 골프에서 희곡은 한 개인의 머리와 육체로 터득한 골프 관련 지식과 기량, 습벽이 될 터이다. 배우는 물론 자신이고, 관객은 동반자 혹은 갤러리일 것이다. 연극에서 뺄 수 없는 제4의 요소 무대는 바로 골프코스다.

훌륭한 배우라면 희곡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서 무대 공연을 통해 관객을 감동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훌륭한 골퍼 역시 골프와 관련된 지식과 기술, 매너 등을 익혀 골프코스에서 멋진 게임을 펼쳐 자신과 동반자를 감동시키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다.

성공적인 무대 공연을 위해 피나는 연습이 필요하듯, 성공적인 라운드를 위해서도 숱한 절망을 이겨내야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배우라도 연습 없이 무대에 올라 관객을 즐겁게 할 수 없듯, 아무리 출중한 골퍼라도 부단한 연습과 준비 없이 만족스런 라운드를 펼칠 수 없다.
주말 골퍼들 중에는 평소 연습에 게으르면서 라운드 당일 허겁지겁 골프장에 도착해 아무런 준비 없이 라운드에 돌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티오프 시간에 임박해 골프장에 도착해서는 식당에서 허겁지겁 식사하고 커피를 들고 바로 첫 홀 티잉 그라운드에 서는 게 다반사다.
몸은 굳어있고 호흡은 거칠고, 마음도 느긋하지 못해 서두르는 동작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린 상태가 어떤지 파악할 겨를도 없다. 필경 미스 샷이 나오고 네댓 홀이 지나서야 제 페이스를 찾게 되지만 이미 스코어가 엉망이라 그 날의 라운드는 기대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망친 홀을 스코어를 만회하겠다고 욕심을 부리다 더 깊은 나락으로의 추락을 경험하기도 한다.

연기력이 탁월한 배우가 공연기간 중에도 하루도 빠짐 없이 연습하듯, 훌륭한 골퍼 역시 평소는 물론 라운드 당일에도 철저히 연습하고 대비하는 자세는 필수다.

축구 야구 배구 등 어느 스포츠분야든 메인 게임에 앞서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몸을 풀며 워밍업을 한다.
골프 역시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에 몸과 마음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연습에 게으른 배우가 무대에서 관객을 감동시킬 수 없듯 연습을 게을리하는 골퍼 역시 필드에서 좋은 라운드를 펼칠 수 없다.

연극무대에 오른다는 자세로 필드로 향하면 상상 이상의 골프가 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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