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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마야코바 클래식 우승한 맷 쿠차의 골프스타일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PGA 투어 마야코바 클래식 우승자인 맷 쿠차.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맷 쿠차(40·미국)에게선 전의(戰意)가 느껴지지 않는다. 타이거 우즈 같은 카리스마도, 더스틴 존슨 같은 파이터의 기상도, 리키 파울러 같은 도전적 분위기도 보이지 않는다. 그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골프코스로 피크닉 나온 사람처럼 편안하고 한가롭다.

이런 맷 쿠차가 12일 멕시코 킨타나오로주 플라야 델 카르멘 엘 카말레온GC에서 막을 내린 PGA투어 마야코바 클래식서 4년7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생일이 1978년 6월21일이니 한국나이로 41세다. 

4라운드를 단독 2위로 맷 쿠차와 함께 챔피언조로 경기한 김민휘(26)의 PGA투어 첫 승 도전이 좌절된 것이나 뉴질랜드교포 대니 리(28·한국명 이진명)가 한 타 차이로 준우승에 머문 것은 못내 아쉬웠지만 살벌함과 담을 쌓은 듯한 쿠차의 경기는 골프의 또 다른 세계를 보여주었다.   

맷 쿠차는 194cm 86kg의 거구를 갖고 있으면서도 미소가 떠나지 않는 얼굴과 부드러운 몸동작으로 마음씨 좋은 이웃 아저씨로 비친다. 나이에 비해 적은 머리숱도 그에게서 강인한 투사 같은 분위기를 지우는데 한 몫 한다.
조지아 공대를 나와 2000년부터 PGA투어에서 뛰기 시작한 쿠차는 이번 우승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8승을, 국제대회에서 2승, 기타대회에서 3승을 거두는 등 비교적 성공적인 프로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4년 RBC 헤리티지 오픈 우승 이후 승수를 더하지 못하고 나이도 40을 넘기면서 그도 골프팬들에겐 전성기를 지난 ‘지는 해’로 비쳐온 게 사실이다.
프로골퍼에게 40 고개는 생물학적으로 내리막이다. 40세 이후에 우승을 한 예는 한 시대를 풍미한 골프영웅이 아니면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맷 쿠차에게 다음과 같은 물음이 던져진 건 자연스럽다. 
‘프레드 펑크(62)가 2007년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우승한 것처럼 40대에 우승할 수 있을까.’ 
프레드 펑크가 마야코바 클래식에서 우승할 때 나이가 51세였고 그의 PGA투어 통산 3승은 모두 40대 이후에 거둔 것이다. 1981년 PGA투어에 들어온 그는 24년 만인 2005년 메릴린치 스킨스게임에서 49세의 나이로 첫 우승을 경험했고 51세 때 마야코바 클래식, 52세 때인 2008년 마스터카드 챔피언십 우승이 전부다. 그럼에도 그는 챔피언스투어에서까지 잘 버텨내고 있다.
맷 쿠차는 이번 우승으로 첫 물음을 통과한 셈이다. 

두 번째 물음은 그가 과연 비제이 싱(55·피지)처럼 40이 넘어 다승을 거둘 수 있을까, 10승이나 15승에 이를 수 있을까다. 
1982년 19세로 PGA투어에 입문한 비제이 싱의 PGA투어 통산 우승은 23승인데, 40세 이후에 거둔 우승이 무려 16승에 이른다. 전성기를 40세 이후에 맞은 그야말로 노익장(老益壯)의 산 증인이다.
이 물음에 대한 쿠차의 입장은 현재로선 희망사항이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우승컵을 높이 들어 올리며 그는 우승의 실감보다는 엉뚱한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나는 다른 측면을 생각했다. 선수들이 갈수록 젊어지고 강해지기 때문에 나 같은 골프스타일로 다승을 거두기는 더욱 어렵다. 이것이 내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실제로 그는 어떤 경기를 해야겠다는 생각 없이 마야코바 클래식에 참가했다. 시즌 초 크리스 오코넬을 새 스윙코치로 맞이해 예전과 다른 자세로 골프를 시작한 그는 직전 대회인 슈라이너스 호스피털스 포 칠드런 오픈(브라이슨 디샘보 우승)에서 공동 57위로 겨우 컷오프를 면했다. 그는 스코어에 신경 쓰지 않고 볼을 잘 쳤고 그것으로 만족했다고 털어놨다. 
멕시코에 와서도 그는 자기 방식대로 했다. 아내 사이비, 두 아들 캐머론(11)과 칼슨(9)과 함께 해변 방갈로로 머물며 경기에 참가했다.  
3개 라운드를 64-64-65타로 마친 뒤 그는 마지막 라운드를 69타로 마감, 22 언더파로 대니 리에 1타 앞서 우승컵을 차지했다. 22언더파는 그의 토너먼트 신기록이기도 했다. 

그는 골프를 슬렁슬렁 하는 것 같다. 악착스럽지 않고 긴장하지도 않는다. 미스샷을 내고도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 구도자처럼 집중적이지도 않다. 마치 택견을 하는 듯하다.
그는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자주 골프코스에 나가 9홀이나 6홀을 도는데 이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했다. 맷 쿠차의 골프 철학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는 이기기 위해서라기보다 즐기기 위해서 경기에 참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쿠차의 인터뷰 장면이 가관이다. 그는 인터뷰에 응하면서 방송사 인터뷰어의 어깨에 손을 얹는가 하면 배를 툭툭 치기도 했다. 보통 인터뷰에선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이다. 그만큼 인터뷰 자체를 의전이나 형식으로 생각하지 않고 허물없이 친근하게 소화한다는 얘기다. 마치 골프를 하듯. 
“나이 40은 새로운 20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It turns out forty may be the new twenty.”고 강조하는 맷 쿠차의 마음은 이미 메이저 대회 우승과 내년에 미국에서 열릴 프레지던츠컵 대회, 월드컵 등으로 치닫고 있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8-11-13 06: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