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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자하리아스에서 린시컴까지…살아있는 女戰士의 꿈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브리트니 린시컴이 PGA투어 바바솔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LPGA투어의 장타자 브리트니 린시컴(32.미국)이 남자대회인 PGA투어 바바솔 챔피언십 컷 통과에 실패했다.

린시컴은 7월 22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니컬러스빌의 킨 트레이스GC(파72)에서 열린 바바솔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6개 등 1언더파 71타로 선전했지만 1라운드의 부진한 스코어(6오버파 78타)에 발이 묶여 중간합계 5오버파 149타로 컷(4언더파)을 넘지 못했다.

그의 기록은 공동 119위로, 출전선수 132명 중 기권한 8명을 제외하고 2라운드까지 치른 124명 중 뒤에서 5번째로 꼴찌는 면했다.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LPGA투어 통산 8승의 린시컴은 이번 대회 메인스폰서인 바바솔의 자매회사인 퓨어실크의 초청으로 출전 기회를 얻었다.

린시컴은 경기 후 “남자대회에 다시 도전하겠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절대 아니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남자 선수들과 함께 레인지, 그린에서 공을 친 것은 정말 좋은 기분이었다. 매 순간을 즐겼다"고 말해 재도전의 가능성을 열어 놨다.

신화나 판타지소설, 영화 등에서 접하는 여전사(女戰士)들의 무용담은 남성의 벽을 뛰어넘으려는 여성들의 강한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스포츠 분야에서는 오래 전부터 여성의 성 대결 도전이 시도되었다. 특히 골프에서의 성 대결은 골프대회의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거듭되는 실패에도 도전의 역사는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골프에서 성 대결의 역사는 ‘20세기 최고의 스포츠여제(女帝)’로 칭송받는 미국의 베이브 자하리아스(Babe Zaharias, 1914~1956년)로 거슬러 올라간다.

20~30대의 나이에 자하리아스는 전무후무한 만능 스포츠우먼으로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미국 육상 챔피언십에 참가한 그는 여러 종목에 출전하면서 3시간 만에 세계신기록을 4번이나 갈아치우며 6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이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1932년 LA올림픽에서는 허들과 투창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높이뛰기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고 은메달을 땄다.

주위의 권유로 골프를 익힌 자하리아스는 금방 천재적인 기량을 보여 PGA투어 주최 측을 가만 놓아두지 않았다.
1938년 아마추어로 스폰서 초청으로 PGA투어 LA오픈에 첫 출전했으나 컷 통과에 실패했다. 패배를 모르는 만능 스포츠 우먼으로서 자존심이 상한 그는 절치부심 기량을 닦아 1945년 PGA투어에 참가, 처음으로 36홀 컷 통과에 성공한 뒤 같은 해 투산오픈, 피닉스오픈 컷을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1947년 LPGA투어를 창립하며 프로로 전향했다. 그는 ‘Mildred Ella Didrikson Zaharias’라는 긴 이름 대신 당시 미국 프로 야구계를 풍미하던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런왕 베이브 루스(Babe Ruth)의 이름을 따 ‘Babe Zaharias’로 불리며 여자골프의 지배자로 군림했다. 프로골퍼로 활동기간이 5년도 안 되는데도 그는 US오픈 3회 우승을 비롯해 LPGA 통산 41승을 올렸으니 그의 활약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후 셜리 스포크란이 1952년 노던 캘피포니아 리노오픈에 출전했으나 컷을 넘지 못했고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47o스웨덴)이 2003년 PGA투어 BOA콜로니얼 대회에 참가했으나 2라운드에서 골프백을 쌌다. 소렌스탐은 컷 통과에 실패한 뒤 “내가 설 자리가 아니다”며 두 번 다시 PGA투어 근처를 얼씬거리지 않았다.

‘천재 골프소녀’로 한창 주가가 높던 미셸 위(28)는 2003, 2004년 소니오픈에 출전했으나 컷 통과에 실패했고 PGA투어 외에서 2006년 유럽과 일본 남자투어 등에도 참가했으나 9개 대회 모두 벽을 넘지 못했다. 수지 웨일리(50.미국)란 무명선수는 2004년 PGA투어 그레이터 하트포드 오픈에 도전했으나 역시 컷 통과에 실패했다.

미셸 위에 이어 12년 만에 남성의 벽을 두드린 브리타니 린시컴 역시 남자대회의 컷 통과에 실패했지만 남성과 맞서는 여전사의 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린시컴이 첫 경험을 보약으로 삼아 기량을 가다듬고 아리야 주타누간이 드라이버를 잡는다면 베이브 자하리아스의 맥을 이을 수 있을 것이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8-07-23 02: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