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여자골프에서 예상 밖에 컷 탈락한 박성현.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골프한국] 1일(한국시간)부터 4일까지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 숄 크리크GC에서 열리고 있는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은 역시 ‘이변 없는 메이저는 없다’는 전통을 지켰다. 

첫 라운드는 LPGA의 강자들과 공인받은 신예들이 적당히 혼재되어 흥미진진한 출발을 하는 듯했으나 컷 오프를 가리는 2라운드에서 놀라운 결과가 빚어졌다.

컷 통과자와 탈락자가 정리된 리더보드를 본 골프팬들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리더보드가 잘못되지 않았나, 탈락자와 통과자의 명단이 뒤바뀐 것은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그만큼 2라운드를 마친 결과는 골프팬들의 예상을 빗나갔다. 당연히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어야 할 선수들의 이름이 안보이고 낯선 이름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오픈 대회의 성격 상, 특히 메이저 대회의 비중으로 볼 때 어느 정도의 이변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LPGA투어에서도 가장 전통 있는 메이저 대회라 지구촌의 강자들이 총출동함은 물론 프로 아마, 나이 제한 없이 지역예선을 통해 참가할 수 있는 개방된 대회라 그야말로 강호의 숨은 강자들이 대망을 품고 출전, 일생일대의 일합을 겨루기에 아무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그렇다 해도 이번 US여자오픈의 컷 오프의 결과는 충격적이다.  

먼저 컷 통과자들의 면면을 보자.

아리아 주타누간, 미셸 위, 다니엘 강, 박인비, 김세영, 넬리 코다, 김세영, 최운정, 김효주, 렉시 톰슨, 김인경, 고진영, 메간 캉, 유소연, 지은희, 이민지, 안젤라 스탠포드, 브리타니 린시컴, 카를로타 시간다, 박희영, 모리아 주타누간, 하타오카 나사, 찰리 헐, 모리아 주타누간 등은 항상 중상위권에서 우승경쟁을 벌여왔던 선수들이라 당연하게 보인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이정은6나 최혜진의 컷 통과도 예견되었단 바다.

이번 대회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고 있는 호주의 새러 제인 스미스, 호주교포 오수현, KLPGA투어를 대표한 김지현 등은 지역의 강자들이긴 하지만 세계 골프팬에겐 낯설다.

스웨덴의 마델레느 삭스트롬, 덴마크의 에밀리 페데르센, 미국의 아마추어 크리스텐 길먼, 스페인의 루나 소브론 갈메스, 태국의 패티 타바나타키드, 대만의 슈웨이링, 스위스의 알베인 발렌수엘라 등도 생소한 이름들이다.

천재 골프소녀 루시 리(16)의 컷 통과와 리디아 고가 공동 57위로 턱걸이로 컷을 통과한 것도 화젯거리다.

컷 탈락자 명단을 보면 더 충격적이다. 이변이 어느 정도인가 실감이 난다. 

충격의 중심에 불행히도 디펜딩 참피언 박성현이 있다. 직전 대회 LPGA투어 볼빅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하며 시즌 세 번째 컷 탈락의 쓴맛을 본 박성현은 2연패를 꿈꾸며 숄 크리크 코스에 발을 디뎠으나 합계 4오버파 공동 108위라는 참혹한 성적으로 골프백을 싸야 했다.

지난 3월 기아클래식에서 LPGA 투어 진출 2년 10개월 만에 컷 탈락했던 박성현은 올해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4번 탈락했으니 루키로서 지난해 상을 독식했던 명성은 너무 빠르게 빛을 잃는 느낌이다.

늘 톱10 안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 기회를 엿보고 있는 펑샨샨의 탈락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다.
미국의 대표선수나 다름없는 제시카 코다와 스테이시 루이스, 폴라 크리머, 호주의 캐서린 커크, 캐리 웹, 한국의 이미림, 양희영, 허미정, 유선영, 이정은의 탈락도 의외다.

이밖에도 일본의 노무라 하루, 우에하라 아야코, 스즈키 아이, 영국의 카트리오나 매튜, 프랑스의 카린 이셔, 스웨덴의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의 탈락도 예상 밖이다.

골프라는 것이 속성 상 지옥과 천국을 넘나드는 스포츠다. 항상 온갖 변수의 지배를 받는다. 실력이란 것도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다.

US여자오픈 컷 오프 결과는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해도 최고의 기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탁월한 기량도 필요하지만 가능한 한 기복이 적은 안정된 경기를 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게 얼마나 귀중한가를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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