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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구력 30년 골퍼도 놀라는 '이미지 트레이닝'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골프한국] 골프를 하다보면 ‘골프는 추상화와 다름없다’는 느낌을 종종 갖게 된다. 골프코스 설계가들은 자연을 살려 호쾌함과 상쾌함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지만 한편으로 코스 속에 함정과 미로를 숨겨놓아 골퍼의 인내심과 상상력을 테스트한다.

아무리 쉬운 코스라도 코스의 전체적인 윤곽과 특징을 한눈에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겉으로는 편안하고 쉬워 보여도 모든 코스는 자만과 만용을 부리는 사람에게 줄 벌을 숨기고 있다.

특히 그린은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근면성을 갖추지 않고선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정확한 거리, 경사도와 좌우의 기울기 정도, 잔디결의 상태와 잔디 길이, 수분함량 정도, 중간의 둔덕이나 장애물 여부, 그린 주변의 지형, 심지어 바람의 세기까지 감안해 길을 찾아야 하는데 구력이 늘어갈수록 그린읽기는 난해한 수수께끼 같다.

이 수수께끼를 푸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상상력(imagination)이다.

코스나 그린은 겉과 속이 다르다. 보이는 것과 실제의 모습이 같지 않다. 속으로 숨겨놓은 코스의 비밀까지 읽어낼 수 있어야 적절한 공략을 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열쇠가 풍부한 상상력이다. 골프장에서 상상력은 무궁무진할수록 좋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미리 자신의 볼이 날아가는 모습을 그려본 뒤 스윙을 하고 두 번째 샷, 어프로치 샷도 상황에 맞는 샷을 상상해본 뒤 게임을 풀어 가면 골프의 묘미가 달라진다. 아무 생각 없이 샷을 날리는 것과 충분한 상상력을 거친 뒤 날리는 샷은 질이 다르다. 그냥 허공에 대고 활을 쏘는 것과 표적을 정해 활을 쏘는 것이 다르듯이.

상상력은 실제로 코스를 공략할 때뿐만 아니라 좋은 스윙을 익히고 재현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좋은 스윙을 만들기 위한 상상력이란 정확히 표현하면 가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내 그 이미지를 머릿속에 담아 실천하는 것이다. 


초보자 시절 나는 헤드업을 방지하기 위해 나만의 특별한 이미지를 개발해 효과를 본 경험이 있다.
도저히 방지하기 어려운 헤드업을 막기 위해 낚싯바늘을 코에 꿰고 낚싯줄을 바닥에 고정해놓았다는 상상을 하며 스윙 연습을 했다. 몸을 전후좌우로 흔들거나 고개를 들거나 허리를 펴면 코에 걸린 낚싯바늘이 코를 찢을 터이니 철저하게 머리를 고정시키고 스윙을 해야 한다.

요동치는 상체의 중심을 잡고 머리가 들리거나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막는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이후 골프에 도움이 되는 많은 이미지를 만들어내 머리에 각인시키는 게 버릇이 되다시피 했다.

기관차와 객차의 이미지도 꽤 효과적이었다. 기관차는 앞에서 끌고 객차는 뒤에서 끌려가야 열차가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스윙에선 왼쪽 골반과 왼 허벅지, 왼 손등이 기관차고 클럽 헤드가 객차에 해당된다. 아마추어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가 몸통이 돌기 전에 클럽헤드를 먼저 보내려고 하는 바람에 정상적인 스윙 플레인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몸통 회전에 따른 파워를 클럽에 싣지 못하고 스윙 궤도도 일그러져 비거리 방향성 모두 좋지 않게 된다.
 ‘기관차와 객차’의 이미지를 갖고 스윙을 하면 클럽을 잡은 손이 왼쪽 허벅지를 통과할 때까지 클럽헤드가 먼저 앞으로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스윙축 즉 중심축을 지키는 데는 ‘풍뎅이 모가지 비틀듯’이라는 이미지로 득을 봤다. 어릴 적에 풍뎅이를 잡아 본 사람이라면 이 말뜻을 안다. 겉으로는 풍뎅이가 매우 단단해 보이지만 몸체를 잡고 목을 돌리면 너트에 들어간 볼트처럼 맥없이 돌아간다. 힘 안들이고 비트는 것을 두고 ‘풍뎅이 모가지 비틀 듯 한다’고 했다.

스윙할 때 목과 몸을 풍뎅이의 그것으로 상상, 별 저항 없이 머리와 척추는 그대로 두고 어깨를 회전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스윙 궤도를 지키는 데는 클럽헤드가 지나가는 궤도를 따라 미끄럼틀 같은 홈통이 연결돼있다는 이미지가 큰 도움을 준다. 클럽 헤드가 이 홈통을 따라 움직이도록 한다는 생각으로 스윙하면 궤도도 일정해지고 몸의 중심축도 무너뜨리지 않을 수 있다.

이밖에 도리깨, 단두대, 시계추, 그네 등의 이미지도 안정적인 스윙 구축에 도움이 된다. 

구력 30년을 넘기면서 희열을 느낄 정도의 놀라운 효과를 실감하는 것은 ‘볼이 없다’는 이미지다.
‘No ball method’. 많은 레슨프로들이 애용하고 있는 방법으로 새로운 것은 아니다. 원리나 방법은 쉽지만 실제로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앞에 쳐 보내야 할 볼이 놓여있지만 볼이 없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연습하는 듯한 스윙으로 볼을 날리는 방법이다.

아마추어들의 최대 약점은 볼을 힘껏 쳐내야겠다는 욕심에 스윙이 급해진다는 것이다. 백스윙은 올라가다 만다. 힘껏 치겠다는 생각에 몸은 경직되고 출렁이며 중심축도 무너진다. 볼을 가격하고 나서도 충분한 팔로우가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연습 스윙을 해보라고 하면 프로 못지않다. 연습스윙은 훌륭히 해내면서도 막상 볼이 앞에 있으면 재현해내지 못한다. 골프깨나 친다는 내가 여태 그래 왔다. 연습량으로 겨우 버텨왔다.

그러데 얼마 전부터 샷을 할 때마다 ‘앞에 볼이 없다’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며 연습스윙 하듯 해봤더니 깜짝 놀랄 효과를 보고 있다.

연습스윙이 실제스윙으로 재현되며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스윙궤도가 좋아지고 스윙 아크도 커졌다. 중심축이 무너지는 일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자연히 비거리도 전보다 10~20미터 늘어나고 방향성도 좋아졌다. 백스윙이나 팔로우스윙 모두 클럽헤드가 갈 때까지 가는 동작이 가능해졌다.

‘볼이 없다’는 이미지로 연습스윙 하듯 스윙을 할 수 있게 되고부터 나타난 놀라운 변화들이다. 

코스에 숨은 길을 찾아내기 위한 상상력과 함께 좋은 스윙을 몸에 익히기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능가할 골프 비법이 따로 있을까 생각될 정도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8-04-23 08:2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