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2017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복귀전을 치르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PGA투어 복귀 시도는 그동안 연례행사처럼 반복되었다. 이 시도가 성공한 경우보다는 실패가 더 많았음에도 투어 복귀에 대한 우즈의 집착은 집요했다. 무엇이 우즈로 하여금 투어 복귀의 열망에 사로잡히게 했을까.
  
다소 어지러운 여성행각에도 불구하고 1996년 PGA투어 데뷔 이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당대 최고 골프 황제의 명성을 누려온 그는 2010년 한해를 우승 없이 보낸 뒤 황제의 자리를 지키는 일이 아닌 탈환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간신히 2011년 PGA투어 셰브론 월드챌린지에서 우승하면서 자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증명했으나 다시 우승과 인연 없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에게 급한 것은 황제 탈환이 아닌 투어 복귀 여부가 되었다.

2년 넘게 우승 없이 보낸 우즈는 2012년 3월 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우승, 부활의 불을 붙여 그해 메모리얼 토너먼트, AT&T 내셔널 등 3승을 거두며 당당히 황제의 자리를 되찾았다.
2013년에도 그는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WGC 캐딜락 챔피언십,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석권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는가 싶었으나 이후 지금까지 우승 퍼레이드는 단절되었다.

‘걸어다니는 부상병동’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신체 곳곳이 망가진 데다 사생활마저 정돈되지 않아 PGA투어에서의 그의 역사는 종지부를 찍는 듯했다.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지금까지 10여 차례 수술을 받으며 여러 차례 투어 복귀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복귀에 대한 그의 확고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컷 탈락이나 중도 경기포기 등으로 믿을 수 없는 양치기소년 취급을 당하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이런 타이거 우즈가 지난 1~4일 바하마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챌린지 대회에서 근래 보기 드문 부활의 청신호를 쏘아 올렸다. 골프스타 18명이 참가한 이벤트대회에서 중간인 공동 9위를 기록했으나 왕년의 골프 황제의 위용은 숨김없이 드러났다. 실전 경험 부족으로 온전히 전성기의 기량을 되찾았다고 볼 수 없었으나 모든 것이 완성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골프전문가들은 물론 동료 골프선수들까지 그가 무언가 일을 내기 위해 정글로 돌아왔음을 실감했다. 무엇보다 타이거 우즈 스스로 신체 통증 없이 경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왕년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는 이제 어느 대회에 출전해 승부수를 던질 것인가 치밀한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돈이나 명예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는 그가 불퇴전의 집념으로 PGA투어 복귀에 매달리는 것은 왜일까.

그동안 자신을 주인공으로 PGA역사의 새 페이지를 장식해온 우즈가 다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은 그를 가로막고 있는 높은 벽마저 뛰어넘겠다는 열망 때문일 것이다.
우즈 앞에 놓인 거대한 벽은 딱 두 가지 역사적 기록이다. 샘 스니드의 PGA투어 통산 우승기록(82승)과 잭 니클라우스의 PGA투어 통산 메이저 우승기록(18승)이다. 그는 PGA투어에 들어와 골프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많은 신기록을 수립했으나 이 두 기록만은 넘지 못하고 있다.

우즈의 PGA투어 통산 우승기록은 79승, 메이저 우승기록은 14승으로 각각 샘 스니드에 3승, 잭 니클라우스에 4승이 부족하다. 
PGA투어 통산 우승기록에서 우즈는 일찌감치 골프의 전설인 진 사라젠(39승), 바이런 넬슨(52승), 아놀드 파머(62승), 잭 니클라우스(73승) 등을 뛰어넘었으나 샘 스니드의 기록 앞에서 멈췄다.

잭 니클라우스의 우승기록 73승은 그의 나이 47세 때 세운 것이지만 우즈는 10년이나 앞당긴 37세 때 이 기록에 도달, 메이저 우승기록(18승) 역시 쉽게 깨트릴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우즈는 14승에서 멈춘 상태다.
우즈의 가슴 속엔 이 두 기록이 넘어야 할 벽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우즈는 메이저대회 4승을 추가하면 두 기록을 모두 깰 수 있고 일반대회 4승을 보태면 샘 스니드의 기록도 넘을 수 있다.

우즈의 욕심이야 두 기록 모두 깨고 싶겠지만 우선 샘 스니드의 통산 82승 돌파가 실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우즈의 골프 로드 맵 역시 일반대회 우승 횟수를 늘림과 동시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근차근 보태는 전략으로 짜일 것이다. 이 전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면 타이거 우즈는 아무도 깰 수 없는 불멸의 골프영웅으로 우뚝 설 것이다.
올 연말이면 만 42세가 되는 타이거 우즈가 다시 열망을 살려 전인미답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 자체가 골프사에 남을 대사건이다. 

부상을 방지하면서 선택한 대회 스케줄에 맞춰 승리를 거두어나갈 우즈의 치밀한 청사진을 하나하나 접할 수 있다는 것도 골프팬들로선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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