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공동 5위로 마친 미야자토 아이.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미야자토 아이(宮里 藍·32) 같은 골프선수를 다시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LPGA투어에서는 물론 JLPGA투어에서도.

그가 골프선수의 길을 선택했다는 것은 일본 여자골프로서는 행운이었고 LPGA투어에는 영광이었다.
155cm의 단신에 52kg의 왜소한 신체조건으로 일본 여자골프를 부흥시키고 LPGA투어를 한 동안이나마 호령했다는 것은 불가사의에 가깝다.

이런 그가 이달 초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컬럼비아 에지워터CC에서 열린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공동 5위를 기록하며 미국 본토에서 치르는 마지막 대회를 마무리했다.

지난 5월 이번 시즌 은퇴를 선언한 미야자토 아이는 오는 14~17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LPGA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을 끝으로 현역선수로서 마침표를 찍는다.

오키나와 출신인 미야자토 아이는 4살 때 아버지의 지도로 골프를 시작, 불리한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하고 일본 여자골프에 새 바람을 일으켰고 그 여세를 몰아 LPGA투어에서도 일본의 위상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
우리나라에도 키 160cm를 넘지 않아 서로 ‘원조 땅콩’이라고 주장한 김미현과 장정이 LPGA투어에서 훌륭한 족적을 남겼지만 미야자토 아이에는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비거리는 길지 않았지만 정교한 샷으로 단신의 벽을 뛰어넘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뒤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03년 일본 주니어 골프 선수권대회와 일본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그는 프로대회인 미야기TV 던롭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 길로 미야자토 아이는 프로로 전향, 루키 시즌인 2004년 한해에 JLPGA투어에서 5승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여세를 몰아 같은 해 LPGA투어 Q스쿨을 단번에 합격, 2006년부터 주무대를 LPGA투어로 옮겼다.

이후 LPGA투어 통산 9승을 올렸고 메이저대회로 바뀌기 전 에비앙 챔피언십을 두 번이나 제패했다. 톱10에 든 것만도 60회에 이른다.
2010년에는 일본 선수 최초로 롤렉스 랭킹(세계 여자골프 랭킹) 1위에 올라 11주 동안 골프여왕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늘 미소를 잃지 않은 얼굴, 팬들을 향한 예의바른 행동으로 동료선수와 팬들로부터는 사랑을 듬뿍 받았다.

이런 그의 위대한 업적을 기려 LPGA투어측은 미국 본토에서 치르는 마지막 대회인 캠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마지막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그의 지난 업적을 스크린으로 소개하고 그에겐 꽃다발을 안겼다.

그는 18번 홀 주변에서 터지는 갤러리의 환성과 박수에 눈물을 글썽이며 “LPGA의 많은 사람들, 친구들, 스폰서 관계자들이 보고 싶을 것 같다. 투어를 통해 너무나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다. 지금 이 순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가슴에서 우러난 소감을 밝혔다.

에비앙 챔피언십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나는 미야자토 아이가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2020년 열리는 토쿄 올림픽의 일본 여자골프 감독직을 제안 받은 상태인 그는 은퇴 후 당분간 고향을 찾아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을 다니며 그동안 누리지 못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LPGA투어에서 비거리의 한계를 절감해온 미야자토 아이는 “4~5년 전부터 동기 부여의 유지가 어려웠다”며 은퇴를 결심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떠나는 그를 붙잡을 수 없지만 JLPGA투어와 LPGA투어에 남긴 그의 발자취는 결코 잊혀 지지 않을 것이다.

한 시대를 장식하고 표표히 떠나는 미야자토 아이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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