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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LPGA 김인경은 비틀즈의 선율을 타고…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골프한국] 김인경(29)과 비틀즈는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는가. 

5년 전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앞에 두고 30cm의 퍼팅을 놓친 뒤 간난신고(艱難辛苦)의 기간을 보내고 올 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인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감동적인 비상(飛翔)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김인경을 두고 쏟아지는 기사 중에 비틀즈와 관련된 것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Beatles’라는 로고가 새겨진 볼 마크에서부터 그가 좋아한다는 비틀즈의 음악에 얽힌 사연들이 골프팬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인경은 평소 음악 감상은 물론 직접 피아노와 기타를 즐겨 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틀즈의 음악은 대부분 휴대폰에 담아 다닐 정도로 심취해 있어 LPGA측이 그의 사연을 비틀즈 음악을 예로 들어 해설하는 것도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김인경 스스로 퍼팅이 잘된 것을 두고 “내가 비틀즈를 유난히 좋아하는 것을 알고 친구가 볼 마크를 선물해줬는데, 좋은 기운을 가져다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언론들은 다투어 그의 골프 역정을 비틀즈 곡에 비유해 설명하는 친절을 베풀었다.

누구나 애창곡(愛唱曲) 혹은 애청곡(愛聽曲)이 있다. 개개인의 애창곡이나 애청곡을 들어보면 그의 성정(性情)이나 취향(趣向), 갈망(渴望)하는 바를 알 수 있다. 때로는 이런 애창곡, 애청곡이 흔들리며 방황하는 개개인을 바르게 지탱해주는 역할도 한다.

만약 김인경이 2012년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30cm의 짧은 퍼팅을 놓쳐 연장전에서 유선영(30)에게 우승컵을 내준 아픔을 겪지 않았다면 오늘 같은 부활이 가능했을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김인경의 경우는 쉬이 아물 아픔과 상처가 아니었다.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린 그는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했고 그 과정에 불교와 만나고, 오쇼 라즈니스 등 사상가, 철학자들의 서적을 섭렵하고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며 악몽 같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쇼 라즈니스의 가르침을 통해 자학과 자책, 집착에서 벗어나 자신을 용서하고 위로하고 사랑하는 법을 터득했으리라.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며 실수를 저지른 자신을 관대히 용서하고 험난하고 먼 길 끝에는 서광이 비친다는 희망을 발견했으리라.
어둡고 긴 터널에 갇힌 5년여의 기간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든 담금질의 기간이었던 셈이다.

LPGA는 그의 우승이 확정되자 비틀즈의 명곡 중 하나인 ‘헤이, 주드(Hey, Jude)’를 거론하며 이 노래의 가사 일부가 김인경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설명했다.

폴 매카트니가 짓고 부른 이 노래는 같은 멤버인 존 레논의 아들 줄리안 레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존 레논은 당시 아내인 신시아와 아들 줄리안 레논을 버리고 일본의 전위적 행위예술가 오노 요코와 사랑에 빠져 있었는데 오노 요코에게 아버지를 빼앗겨 큰 상처를 입은 줄리안 레논을 위로하기 위해 평소 줄리안 레논과 가까이 지낸 폴 매카트니가 노래를 만들었다.

And anytime you feel the pain
Hey Jude, refrain
don't carry the world upon your shoulders
For well you know that it's a fool
who plays it cool
By marking his world a little colder
(고통을 느낄 때마다
헤이 주드, 그만 둬버려.
이 세상 짐을 너 혼자 짊어지지 마.
세상살이를 차갑게 받아들이면서
냉정한 척 하는 것이 얼마나 바보짓인지
너도 잘 알고 있겠지)

Hey Jude,
Don't make it bad
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
Remember to let her into your heart
Then you can start to make it better
(헤이 주드,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마
슬픈 노래를 좋게 만들어 봐
그녀를 자네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기억해
그러면 넌 더 좋아질 수 있을 거야)

Hey Jude, begin
You're waiting for someone to perform with
And don't you know that it's just you
Hey Jude, you'll do
The movement you need is on your shoulder
(헤이 주드, 시작해 봐
너는 함께 할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일을 해야 할 사람은 바로 너란 걸 모르니
헤이 주드, 넌 하게 될 거야
네게 필요한 행동은 네 어깨에 있어)

일부 발췌한 가사에서 알 수 있듯 줄리안 레논에게 현실을 인정하고 오노 요코를 받아들일 것을 충고하는 내용이다.
김인경의 경우와 딱 부합된다고는 볼 수 없지만 고통을 혼자 감내하려 하지 말고 내려놓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김인경에게 어필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역시 폴 매카트니가 만든 ‘Blackbird’라는 노래도 어둠 속에서 부러진 날개로 빛을 향해 날아간다는 내용으로 김인경을 대변하는 것으로 소개되었다.
 
Blackbird singing in the dead of night
Take these broken wings and learn to fly
All your life, you were only waiting for this moment to arise
Blackbird seeing in the dead of night
Take these sunken eyes and learn to see
All your life, you were only waiting for this moment to be free
Blackbird fly, blackbird fly
Into the light of a dark black night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블랙버드가 노래하네
부러진 양 날개로 나는 법을 배우네
일생동안 날아오를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블랙버드가 세상을 보네
푹 꺼진 눈으로 보는 법을 배우네
일생동안 자유롭기 위해 이 순간을 기다려왔지
블랙버드가 나르네, 블랙버드가 나르네
암흑 같은 어둠을 뚫고 빛을 향해 날아가네)

김인경이 긴 인고의 기간을 보낸 뒤의 값진 우승을 거두었다는 의미에서 비틀즈의 또 다른 노래 ‘멀고 험한 길(The long and winding road)’도 등장했다.

아마도 제목이 주는 의미가 김인경의 고난의 길과 부합된다고 봐서 인용된 것 같은데 실은 존 레논이 오노 요코에 빠져 비틀즈 그룹이 해체 위기를 맞자 존 레논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만든 노래다.
실제로 비틀즈 멤버들은 존 레논을 꼼짝 못하게 옭아 맨 오노 요코를 ‘마녀 같은 여자’로 보았고 오노 요코는 자신에게서 존 레논을 떼어놓으려는 비틀즈의 멤버들을 훼방꾼으로 인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려움에 처했을 때, 암울한 기분에 사로잡혔을 때 어머니가 다가와 ‘그냥 그대로 두거라’‘흘러가는 대로 맡겨라’는 지혜의 말씀을 해준다는 ‘Let It Be’도 김인경에게는 제격인 노래다.

‘Get back(돌아가)’이라는 노래도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라’는 의미를 생각하면 김인경과 관련 있다고 봐야 할 텐데 아직 언급하는 데가 없다.

Jo Jo was a man who thought he was a loner
But he knew it couldn’t last
Jo Jo left his home in Tucson, Arizona
For some California grass
Get back, get back
Get back to where you once belonged
(조조는 자신을 고독한 사내라 생각했지
하지만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걸 알았어
조조는 고향인 애리조나 투산을 떠나
캘리포니아 초원으로 갔지
돌아가, 돌아가
그대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

이 노래에서 조조는 존 레논을 상징한다. 본부인과 아들을 버리고 오노 요코에 빠진 존 레논을 고향을 떠나 낯선 외지에 나가 방황하는 사내로 묘사,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한다. 비틀즈 멤버들의 마음을 담은 노래로 레논이 오노 요코가 아닌 본부인에게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폴 메카트니의 많은 곡들이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관계를 다루었다는 것은 오노 요코가 비틀즈 멤버들에겐 얼마나 위험인물로 인식되었나를 보여준다.
 
이야기가 옆으로 흘렀지만 유난히 바이오 리듬, 멘탈 리듬에 민감한 골프선수들에겐 음악을 통해 흐트러진 진 리듬을 되찾고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 받는 일이 피나는 연습 못지않게 중요해 보인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7-08-11 08: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