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
[골프한국] 잘 나가던 LPGA투어 생활을 과감히 접고 KLPGA투어로 복귀한 장하나(25)를 보는 골프팬들의 시선이 복잡하다.

장하나는 지난 5월 LPGA투어 뒷바라지를 위해 고생해온 아버지, 국내에 혼자 남아 외로움과 병마와 싸워야 하는 어머니를 위해 LPGA투어를 포기하고 KLPGA투어 복귀를 선언, 6월부터 국내 투어에 출전하고 있지만 그의 국내 복귀를 보는 팬들의 시선은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의 골프팬들은 장하나의 국내 복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장하나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지만 일부는 잘 나가던 LPGA투어를 떠날 수밖에 없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닌가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이런 의구심은 그가 국내 투어로 복귀한 뒤 출전한 대회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증폭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주변 골프팬들로부터 그가 밝힌 복귀 이유는 대외용이고 실제로는 LPGA투어에서의 한계를 실감했거나 밝히지 못할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질문을 받는다.
공식적으로 언론에 밝힌 국내 복귀 이유 외에 아는 것이 없는 나로선 명쾌한 답을 줄 수 없어 답답하지만 장하나에 대한 신뢰는 무너뜨리지 않고 있다.

장하나의 국내 복귀에 대한 의구심은 복귀 이후 그가 이렇다 하게 내세울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돌아오자마자 우승을 꿰차며 상위권에 포진했다면 이런 의구심은 사라졌을 텐데 복귀 이후 그가 낸 성적들은 부진 일로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복귀전인 지난 6월초의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9위, S-오일 챔피언십에서 29위,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10위, 한경 레이디스컵에서 25위,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대회에서 30위 등 복귀 이후의 성적은 LPGA투어 2년 만에 통산 4승을 거둔 화려한 이력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9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의 웨이하이포인트 골프코스에서 막을 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는 첫 라운드에서 8오버파, 두 번째 라운드에서 1오버파 등 합계 9오버파로 컷 탈락하는 수모를 당하기까지 했다.

여전히 당당한 걸음걸이로 미소를 잃지 않고 과감한 경기를 펼치는 장하나, 그리고 그런 장하나로부터 에너지를 느끼며 박수갈채를 보내는 폭넓은 골프팬들을 보며 이런 골프팬들의 인내 또는 충성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의문을 갖게 된다.
두세 달 안에 그가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 그를 따르던 팬은 물론 일반 골프팬들로부터도 흘러간 선수로 남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동안 드러난 장하나의 장점과 잠재력으로 미뤄보건대 골프팬들은 장하나가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 지켜보는 인내심이 필요한 것 같다. 물론 장하나는 장하나대로 이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스포츠 스타라 해도 상황이 변하면 변화된 상황에 적응해야 하다. 국내에서 최고 기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축구선수도 유럽의 새 팀에 들어가면 그 팀의 감독이 선호하는 전술이나 패턴을 받아들여야 하고 동료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자신의 존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응력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국내에서 통하던 방식을 고집하다간 해외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장하나의 골프기량에 대해선 의문의 의지가 없다. 여기에 팬을 끌어 모으는 그만의 카리스마와 퍼포먼스까지 있다.

그러나 장하나가 뛰는 환경은 변했다.

그는 LPGA투어에 뛰어들기 전의 그가 아니고, KLPGA투어는 그가 뛰던 때의 그 KLPGA투어가 아니다. 코스, 동반선수들 등 경기 환경이 다르고 생활리듬, 마음가짐도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쩜 장하나의 성적 부진은 장하나가 여러 리듬을 LPGA투어와 다른 KLPGA투어에 맞춰 채 조율을 못했거나 LPGA투어에서처럼 KLPGA투어에서도 극적인 승리와 개성적인 세리머니로 팬들을 만족시켜야겠다는 조바심 탓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장소 이동에 따른 스트레스를 극복하면 조만간 장하나가 진가를 발휘하겠지만 지나치게 조바심을 갖고 서두르다간 의외로 긴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환경이 변했으니 장하나도 변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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