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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LPGA 다니엘 강의 손에 새겨진 'just be'의 철학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골프한국] 영어에서 ‘be’가 갖는 의미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다.
‘이다, 있다, 존재하다’는 의미의 동사에 머물지 않고 존재론의 핵심 용어로도 자주 쓰인다. 마땅히 그리 되어야 할 상황, 진실 되고 자연스런 삶 등 매우 심오한 철학을 담고 있다.

리차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Jonathan Livingstone Seagul)』을 영화화한 동명의 영화 주제곡 제목이 ‘Be’다. 닐 다이아몬드(Neal Diamond)의 수많은 히트곡 중 최고의 음악성을 자랑하는 이 노래는 보다 멀리 보다 높이 날기를 꿈꾸는 갈매기의 꿈을 읊조린다.
소설 자체가 1970년 마거릿 미첼이 발표해 선풍적 인기를 모은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뛰어넘는 베스트셀러였지만 닐 다이아몬드의 ‘Be' 역시 ’달콤한 캐럴라인(Sweet Caroline)' '고독한 남자(Solitary Man)' 'I am … I said' 등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다.
   
Lost on a painted sky
Where the clouds are hung
For the poet's eye
You may find him
If you may find him
(구름이 드리운 채색된 하늘에서 길을 잃었어요. 시인의 눈을 위해 당신은 그를 찾을 거예요. 만약 당신이 그를 찾는다면요.)

There on a distant shore
By the wings of dreams
Through an open door
You may know him
If you may
(먼 해안 위 그곳, 열린 문을 지나는 꿈의 날개들을 통해 당신은 그를 알겠지요. 만약 당신이 그런다면요.)

Be
As a page that aches for a word
Which speaks on a theme that is timeless
And the one God will make for your day
Sing as a song in search of a voice that is silent
And the Sun God will make for your way
(영원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언어를 갈구하는 페이지로 존재하세요. 그러면 신이 당신을 위한 날을 마련해 줄 거예요. 고요한 목소리를 찾는 음악으로 노래해요. 그러면, 신이 당신의 길을 마련해 줄 거예요.)

And we dance
To a whispered voice
Overheard by the soul
Undertook by the heart
And you may know it
If you may know it
(그리고 우리는 속삭이는 목소리에 맞춰 춤을 춥니다. 마음에 맡겨진 영혼을 통해 들리는 속삭임에 맞춰. 그럼 당신은 그 것을 알 수 있어요. 만약 당신이 그 것을 알려고 한다면요.

While the sand
Would become the stone
Which began the spark
Turned to living bone
Holy, holy
Sanctus, sanctus
(모래가 돌로 변하는 동안, 불꽃이 살아있는 뼈로 변하기 시작하는 동안에. 거룩하도다 거룩하도다, 상투스 상투스)

Be
As a page that aches for a word
Which speaks on a theme that is timeless
While the Sun God will make for your day
Sing
As a song in search of a voice that is silent
And the one God will make for your way
(영원한 주제를 이야기하는 언어를 갈구하는 페이지로 존재하세요. 태양의 신이 당신을 위한 날을 마련하는 동안 노래해요. 고요한 목소리를 찾는 음악으로. 그럼 신은 당신의 길을 만들어 줄 거예요.)
 
이 노래는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 것을 뒤지고 서로 싸우는 보통 갈매기와 달리 더 높이 더 멀리 더 빨리 나는 데 정신을 빼앗긴 별난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의 길에 함께 할 것을 은유적으로 인도한다. 여기서 ‘Be’는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본질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철학적 명제가 된다. 

비틀즈의 ‘Let It Be’역시 철학적 존재론적 삶의 지혜를 노래하고 있다.
비틀즈의 12번째이자 마지막 앨범의 대표곡인 이 노래는 'Yesterday'와 함께 비틀즈 최고의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When I find myself in times of trouble
Mother Mary comes to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내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어머니가 다가와 지혜의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냥 그대로 두거라")

And in my hour of darkness
She is standing right in front of me
Speaking words of wisdom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Whisper words of wisdom
Let it be
(암흑의 시간에도 어머니는 내 앞에 서서 지혜의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냥 그대로 두거라" 지혜의 말씀을 속삭였어요. "순리에 맡기거라"

And when the broken hearted people
Living in the world agree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For though they may be parted
there is still a chance that they will see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Let it be, Let it be. Yeah
There will be an answer, Let it be
(세상의 모든 상심한 사람들마저도 순리를 따르라는 말이 답이라는 걸 동의하죠. 헤어져야 할 때라도 순리에 맡기는 것이 답이라는 걸 깨달을 기회는 아직도 있어요. 순리에 맡겨요. 그것이 답이 될 거예요.
- 중략 -

이 노래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그 어려움에서 탈출하기 위해, 그 어려움을 원하는대로 바꾸기 위해 괴로워하며 발버둥치기보다는 흘러가는 대로 놓아두고 지켜보는 게 현명하다는 지혜를 전한다. 있는 그대로 흘러가는 강줄기가 가장 위대하고 멋진 강이 되듯이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재미교포 다니엘 강(25)이 지난 3일(한국시간) L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극적으로 우승한 뒤 그와 관련된 많은 스토리가 골프팬들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
최운정(27)과의 혼전, 브룩 핸더슨(19)의 맹추격을 뿌리치고 우승에까지 이르는 과정도 볼만했지만 골퍼로서 그를 뒷바라지해온 가족들에 얽힌 이야기는 그의 우승을 더욱 값지게 했다.

관전자로서는 무엇보다 그의 오른손 검지에 'just be'라는 문신을 새겼다는 보도에 한동안 전율을 느꼈다.
언론은 오른쪽 손등 우측에 새겨진 '아빠'라는 문신과 함께 ‘just be’라는 문신을 소개했는데 다니엘 강의 아빠에 대한 사랑, 아빠의 딸에 대한 진정한 지혜의 가르침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딸을 골프선수로 대성시키려는 보통 아버지라면 끊임없는 연습을 입버릇처럼 주문하며 체력 단련, 도전 정신, 승부 근성 등을 강조해왔을 터인데 어릴 때부터 ‘just be’라는 철학적 화두를 주었다니 부녀의 관계가 범상치 않았던 모양이다.
부산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그녀는 아버지 권유로 태권도 골프와 인연을 맺으며 자연스럽게 아버지로부터 삶의 철학을 전수받았는데 그것이 ‘just be’라는 것이다.

아버지가 어린 딸에게 ‘있는 그대로의 네가 되어라’라고 말한다는 것은 상식으로는 상상하기 어렵다. 어떤 분야에서든 구속되거나 휘둘리지 않는 독립된 자아로서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아라는 뜻인데 이런 화두를 던지는 아빠나 이를 받아들여 소화해내는 딸이나 모두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

고등학교와 대학을 거치는 사이 2010년 2011년 연속 US 여자 아마추어챔피언십에 오르며 차세대 스타로 점지된 그는 2011년 LPGA투어 Q스쿨을 거쳐 조건부 출전자격을 얻어 2012년부터 LPGA 투어에 뛰어들었으나 2012년 킹스밀 챔피언십 공동 3위를 빼면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2013년 말에는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 아픔이 컸다. ‘just be’라는 아버지의 가르침 외에 ‘아빠’라는 작은 문신을 더한 것을 보면 아버지의 가르침을 잊지 않으려는 다니엘 강의 자세가 어땠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승 없이 7년여를 보낸 다니엘 강이 올 들어 4차례 톱10에 든 데 이어 데뷔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아버지가 전해준 ‘just be’에 담긴 지혜를 피와 살로 흡수해 실천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아버지가 물려준 철학적 지혜를 한시도 잊지 않고 부녀관계를 영원으로 승화시킨 다니엘 강에게 박수를 보낸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입력날짜 : 2017-07-07 08:4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