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김세영, 일본·미국 투어 제패

김하늘과 김세영.
[골프한국] 지구촌 여자골프의 3대 투어를 꼽으라면 LPGA투어, JLPGA투어, KLPGA투어다. 유럽의 LET(유러피언여자골프투어)가 있지만 규모나 선수의 기량 면에서 한수 아래다.

KLPGA투어에서는 당연히 단골 우승은 한국 선수의 몫이라 쳐도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톱클래스 선수들이 모인 LPGA투어나 일본과 한국 동남아의 우수선수들이 모인 JLPGA투어에서 한국선수 또는 한국계 선수들이 대세를 이루며 우승을 과점하고 있는 현실은 불가사의하다.

지난주는 지구촌 여자골프의 지배자가 누구인가를 확실히 증명한 주였다.

김하늘(28)은 J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월드레이디스 살롱파스컵에서 고진영(21), 렉시 톰슨(22) 등 강력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우승하며 전주의 사이버 에이전트 레이디스 토너먼트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 기록도 세웠다.

올 들어 열린 JLPGA투어 10개 대회 중 5승을 한국선수들이 거머쥐었으니 일본 골프팬들은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한류골프의 우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김하늘의 우승 소식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이번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LPGA투어 시티바나맥스 로레나 오초아 매치플레이에서 김세영(24)을 비롯한 한국선수와 한국계선수들이 승전보를 보내왔다.

아니카 소렌스탐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한 멕시코의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35)의 이름을 걸고 세계의 골프여걸 62명이 매치플레이를 펼친 결과 압축된 4강의 면모는 세계 골프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4강에 오른 선수가 모두 동양계란 사실도 놀랍지만 태국의 아리아 주타누간(21)을 빼곤 모두 한국선수 또는 한국계라는 것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보기 드문 파이터 김세영은 강적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에서 LPGA투어의 골프여제 후보 중 한 명인 아리아 주타누간(21)과 맞붙어 한 홀 차이로 승리를 쟁취했다.

뛰어난 신체조건과 기량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유약해 뵈는 모습으로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던 허미정(27)도 한층 강력해진 미셸 위(27)와의 대결에서 다섯 홀 차이에 열세를 만회하며 4번째 연장까지 가는 열전을 펼친 끝에 의미 있는 3위에 올랐다.

이로써 올 시즌 열린 LPGA투어 10개 대회 중 6개 대회의 우승을 한국선수가 차지했다. 텍사스 슛아웃 대회에서 우승한 노무라 하루도 한국계임을 감안하면 과점(寡占)도 심한 과점인 셈이다. 

최근 들어서는 기량 면에서뿐만 아니라 골프 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한국선수와 한국계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보인다.

여자 골프선수의 인기 척도는 기량과 함께 외모와 골프팬들에게 전해지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결정적 역할을 하는데 한국선수들이 이들 3박자를 갖추었다는 점이 우승을 과점하면서도 인기를 잃지 않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성적인 상냥함과 팬들과 가까이 하려는 성실한 자세를 갖춘 이보미(28), 여신의 아우라를 풍기는 김하늘(28),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옷차림의 안신애(26) 등에 대한 일본 골프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기량만 믿고 덤덤하게 플레이하는 선수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미셸 위가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도 팬들을 몰고 다니는 것은 출중한 스윙과 함께 빼어난 몸매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패션감각이 큰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에너지 넘치는 세리머니로 갤러리나 시청자들에게 기쁨을 주는 장하나, 저돌적인 도전 자세로 밀어붙이는 김세영 등의 적극적 자기표현 역시 팬들이 갈망하는 엔터테인먼트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물론 박인비나 전인지 같은 조용하고 담담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골프팬들도 많지만 어차피 수많은 갤러리와 시청자들이 지켜보는 골프의 특성 상 엔터테인먼트 적인 것을 소화할 줄 아는 선수가 더 사랑받고 성공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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