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거의 모든 분야에서 목표의 100% 혹은 초과 달성은 미덕이지만 골프에서는 100%란 결코 미덕이 될 수 없다. 파워 100% 발휘, 100% 실력 발휘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기량 향상은 기대할 수 없거니와 골프 자체를 즐길 수도 없다.
많은 골퍼들이 비거리의 증대를 위해 자신의 파워를 100% 발휘하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스코어 개선이 뜻대로 안 되고 오히려 골프로부터 고통을 얻는 주요인은 바로 파워풀한 장타에 대한 잘못된 맹신임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골프의 질은 샷의 재현성(再現性)으로 판가름 난다. 어떤 클럽으로 얼마나 일정한 거리, 일정한 방향으로 볼을 보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비거리도 길고 방향성도 뛰어나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겠지만 대개는 비거리가 좋으면 방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미스 샷을 낼 확률도 그만큼 높다.
250m 이상의 드라이버 샷을 날리는 장타자라도 페어웨이 안착률이 30% 미만이면 페어웨이 안착률 60%로 200m를 날리는 단타자를 결코 이길 수 없다.

가끔 성공하는 당신의 호쾌한 장타에 경탄의 박수를 보내는 동반자들의 속마음은 ‘장타 날리는 기분 계속 포기하지 말게. 우리 주머니는 자네 장타 때문에 두둑해진다네.’라며 웃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골프에서 재현성을 높이려면 가장 편한 자세로 부드러운 스윙을 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골퍼들은 어떤 클럽을 쥐든 100%의 파워로 스윙하려 한다. 심지어 힘을 쓸 아무런 이유가 없는 높은 번호의 클럽이나 짧은 거리의 어프로우치 샷을 할 때도 힘을 들인다.

100%의 힘을 발휘한다는 것은 몸의 경직과 부조화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100% 발휘를 목표로 한 스윙은 대개는 120%의 힘을 쓰려는 동작을 유도해 정상적인 스윙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미국골프재단 NGF(National Golf Foundation)에서 실시하는 전문가 레슨과정에서는 골프의 재현성을 높이기 위해 ‘북 스윙 드릴(Book swing drill)’이란 트레이닝 방법을 쓰는데 첫 한 달 동안 골프채를 잡지 않고 이 훈련만 시킨다고 한다.

양 손바닥으로 책을 잡고 스윙 연습을 하는데 이때 몸이 회전하면 책의 방향도 함께 움직여 테이크 백에서는 오른쪽 손등이 아래로 향하고 팔로우 스루에서는 왼쪽 손등이 아래로 향하도록 하는 연습이다. 스윙에 있어서 팔 동작을 철저하게 마스터함으로써 수백 번 반복해도 동일한 동작이 나오도록 근육에 기억시키기 위한 방법이다. 

이 연습을 마치고 나서 비로소 클럽을 쥐게 하는 데 첫 가르침이 “내가 가진 최대한 힘의 20%만 사용하라.”는 것이라고 한다. 재현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20%의 힘을 이용해 스윙하는 법을 배우고 나면 그제야 정상적인 스윙에 들어가는데 이때의 가르침 역시 “아무리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다고 해도 70%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100%의 힘을 가하려는 아마추어들의 자세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심리적으로도 골프에서는 70~80점이 미덕이다. 90~100점짜리 샷을 날리고 나면 같은 샷의 재현을 바라는 욕심이 생긴다. 이 욕심은 근육의 경직과 심리적 압박감을 초래, 자연스런 스윙을 만들어낼 수 없다. 반면 70~80점은 크게 낙담하지 않으면서 더 나은 단계로 나가기 위한 노력을 촉발한다.  

서예에서도 머뭇거림이나 멈춤이 없는 필력에서 좋은 작품이 나오듯 골프 스윙도 옹이가 없어야 한다. 필요 이상으로 힘을 가하려고 할 때 부드러운 스윙은 사라진다. 팔에 힘줄이 돋는 순간 스윙 플레인이 찌그러지고 과도하게 허리를 쓰는 순간 몸의 중심이 무너지며 헤드 스피드도 떨어진다. 팔로 후려 패려는 자세를 취할 때 스윙 궤도는 흐트러진다. 

목표 방향을 벗어나 길게 날아간 볼은 짧게 페어웨이로 친 볼보다 가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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