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와 전인지, 박성현. 사진은 2016 LPGA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골프선수들에게 우승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만 신인왕 기회는 생애 딱 한 번밖에 없다. 아무리 기량이 탁월해도 데뷔 해에 기회를 놓치면 그것으로 끝이다.

전인지(22)가 LPGA투어 ‘올해의 신인상(The Rookie of the Year Award)’을 수상했다. 지난해 김세영(23)에 이어 한국선수의 연속 수상이다.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 안시현, 이선화, 신지애, 서희경, 유소연, 김세영에 이어 한국선수로는 10번째다. 2013년 KLPGA투어에서 김효주에 막혀 신인상 수상에 실패한 전인지는 더 큰 무대에서 신인상을 받아 남은 앙금을 한방에 날린 셈이다.

지난 18일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코스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대회이자 ‘올해의 선수’로 결정된 선수에게 100만달러의 보너스상금이 주어지는 CME그룹 투어챔피언십 1라운드를 끝낸 뒤 가진 ‘롤렉스 LPGA어워드’ 시상식에서 전인지는 스웨덴의 ‘살아있는 골프의 전설’ 아니카 소렌스탐(46)으로부터 신인상 트로피를 받았다.  

리디아 고, 아리야 주타누간 사이의 박빙의 경쟁으로 상금왕 및 포인트 랭킹 우승자, 베어트로피(라운드 평균 최저타상) 등의 수상자가 결정되지 않은 가운데 열린 이날 시상식에서 전인지는 단연 주인공으로 빛을 발했다.
단정하게 뒤로 묶은 헤어스타일에 어깨가 드러나는 검은색 원피스 차림을 한 전인지는 아니카 소렌스탐으로부터 신인상 트로피를 건네받고 멋진 영어 스피치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데뷔 첫해에 3승을 올려 15분 정도 소요되는 영어 연설을 훌륭히 소화해내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김세영으로부터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2017년 시즌 LPGA투어 신인상 수상의 주인공은 슈퍼신인 박성현(23)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밝아 보인다.

내년에 LPGA투어에 발을 들여놓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박성현이 목표대로 1승을 거두고 톱10에 몇 차례 오른다면 어렵지 않게 신인상을 차지할 확률이 매우 높다. 사실 기량 면에선 김세영이나 장하나 김효주가 그랬듯 2승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부상만 안 당하고 LPGA투어 코스에 적응만 성공한다면 신인상을 넘어 1인자 자리를 놓고 경쟁해볼 만도 하다.
내년 시즌 LPGA투어에는 2부투어인 시매트라 투어즈 상금 상위 20위 이내 선수와 퀄리파잉 스쿨 통과자 20명과 박성현처럼 LPGA투어 멤버가 아니면서 초청으로 참가해 많은 상금을 받은 선수 등이 신인으로 참가하게 되는데 대략 30~40명선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골프관련 언론들은 미셸 위나 렉시 톰슨, 리디아 고, 브룩 헨더슨, 김세영, 장하나, 김효주 등이 등장할 때 일찌감치 슈퍼 신인으로 지목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추었는데 내년 시즌 신인들 중에는 언론의 주목을 받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 것도 박성현에겐 낭보다. LPGA 홈페이지를 검색해 봤지만 깜짝 놀랄 신인선수는 보이지 않는다.

박성현은 최근 LPGA투어 진출을 밝히면서 “1승을 올린다는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겸손하게 포부를 밝혔지만 KLPGA투어에서 거둔 괄목할 활약과 몇 차례 참가한 LPGA투어 대회에서 올린 성적을 보면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2~3승은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962년부터 올해까지 배출된 LPGA 투어 신인왕들의 면면을 보면 통산 72승을 올린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을 비롯해 낸시 로페스, 줄리 잉스터, 캐리 웹, 박세리, 로레나 오초아, 신지애, 리디아 고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스타들이 즐비하고 이 중 상당수가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을 안다면 박성현이 신인왕 기회를 결코 허투루 넘기지 않으리라 믿는다.

국내에서도 광적인 팬이 많기로 유명하지만 몇 번 참가하지 않은 LPGA투어 대회에서의 경기 모습과 LPGA투어 홈페이지에 소개된 박성현 관련 기사로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박성현 팬이 상당한 실정이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미소년의 그것 같은 해맑은 얼굴, 어디서 저런 샷이 나올까 싶은 장쾌한 드라이버 샷과 정확한 아이언 샷 감각이 유지되고 발전된다면 상금왕이나 세계 정상도 ‘그림의 떡’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박성현에게 리차드 바크의 주인공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처럼 높이 날아 멀리 보는 골퍼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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