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뜻하는 영어 댄스(dance)는 고대 산스크리트어의 탄하(Tanha)가 어원으로 ‘생명의 욕구’를 의미한다고 한다.

유럽 각국의 춤(무용)을 뜻하는 언어는 모두 탄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생활의 경험이나 환희를 담은 운동이나 생명에의 욕구 등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인간의 신체를 소재로 인간의 환희나 생명의 욕구를 표현하는 춤은 무엇을 표현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도 독특한 리듬(rhythm)을 갖기 마련이다.

리듬이란 생명의 규칙적인 숨결이며 영혼의 파동(波動)이다.

춤을 추는 주인공은 물론 춤을 구경하는 관객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해 슬픔과 기쁨 등 인간의 희로애락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도 주파수가 비슷한 파동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을 것이다.

야유회나 오락회 등 여러 자리에서 즉흥적인 춤판이 벌어지는 것도 그 순간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신체적 심리적으로 비슷한 파동, 즉 리듬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리듬 템포를 중시하는 골프 역시 춤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골프에서 가장 기본적인 동작이 달리는 말 등에 올라탄 자세, 즉 기마자세다.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을 약간 구부린 채 엉덩이는 뒤로 빼고 상체는 약간 앞으로 숙인 이 자세는 어드레스 때는 물론 볼을 목표방향으로 쳐내는 스윙 동작 내내 지켜야 할 기본이다. 태권도나 절권도 등 동양무술 대부분이 기마자세를 기본동작으로 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자세는 외부의 공격에 재빨리 피하고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허벅지와 무릎, 엉덩이의 근육을 강화시켜주고 마음의 평정과 정신집중에도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전문가들이 인정하고 있다.

이 기마자세를 순수 우리말로 표현하면 ‘엉거주춤’이 아닐까.

국어사전은 ‘앉지도 서지로 않고 몸을 반쯤 굽힌 자세로, 머뭇거리는 자세나 모양을 나타내는 말’로 설명하고 있는데 기마자세를 기본으로 하는 골프를 춤의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단초가 되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이를 빌미 삼아 훌륭한 골퍼는 역시 춤을 잘 춰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견강부회(牽强附會)라는 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엉거주춤’한 이 기마자세가 골프자세의 기본 핵심인 것만은 틀림없다. 웨이트 트레이닝의 가장 대표적인 운동으로 사랑받는 스쿼트(squat)나 기마자세는 거의 대동소이하다. 기마자세나 스쿼트를 통해 하반신의 대퇴사두근과 하퇴삼두근, 대둔근, 중전근 등의 근육을 강화시키고 하체의 근육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술을 하는 사람들은 기마자세로 오랫동안 버티면 막힌 기맥이 열리면서 몸도 가벼워지고 정신도 맑아진다고 실토한다.

골프선수들 역시 스윙 연습 외에 웨이트트레이닝의 많은 시간을 스쿼트에 할애하는 것만 봐도 ‘엉거주춤’의 중요성을 알만하지 않는가.

잘 나가는 골프선수들의 ‘터벅지(터질 듯한 허벅지)’는 바로 이 엉거주춤의 산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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