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 최종순위. 표=골프한국
[골프한국] 올 시즌 PGA투어 마지막 정규대회 윈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린 김시우(21)는 떡잎 시절부터 주목의 대상이었다.

180cm 85kg의 좋은 신체조건을 갖춘 김시우는 고교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 2011년 국가대표 골프상비군으로 발탁되었으나 그의 마음은 ‘큰 물’ PGA투어에 있었다. 고교 2년 때인 2012년 말 시험 삼아 PGA투어 Q스쿨을 노크했는데 공동 20위로 덜컥 합격했다. 그것도 최연소(17세 5개월 6일)의 나이로. 종전 최연소 기록은 2001년 타이 트라이언이 가지고 있던 17세 6개월 1일이다.

그러나 만 18세가 되어야 PGA투어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는 규정 때문에 이듬해인 2013년 시즌에야 PGA투어에 데뷔했다.
멋모르고 뛰어든 PGA투어에서 그는 쓴 맛을 봤다. 조건부 출전 자격을 얻은 그는 8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7차례 컷 통과에 실패하고 한 차례 기권하면서 2부투어로 내려가야 했다. 2014년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1승을 올리면서 상금랭킹 25위 안에 들어 2015-2016시즌 정규 투어에 뛸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사실 김시우에겐 PGA투어 첫 승을 앞당길 수 있는 기회가 몇 차례 있었으나 오히려 그를 위해선 첫 승의 시기가 약간 늦춰진 게 보약이 되었다. 올 시즌 개막전인 지난 1월의 소니오픈에서 4위에 오른 것을 비롯, 이번 대회 직전까지 모두 30개 대회에 참가해 톱10에 네 번이나 들었고 20개 대회 컷을 통과했다. 특히 지난달 18일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열린 바바솔 챔피언십에서 호주의 애런 배들리와 동타를 이뤄 4차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그의 PGA투어 첫 승은 다만 시간문제로 보였다.

첫 우승을 일군 윈덤챔피언십에서 김시우는 단지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 노승열에 이은 다섯 번째 한국인 우승자로서가 아니라 배상문의 빈자리를 메우고 최경주를 이을 한국골프의 미래로 자리매김하는 인상 깊은 플레이를 펼쳤다.

그의 샷은 21살 PGA투어 초년병의 그것이 아니었다. PGA투어에 진출한 역대 일본 선수 중 최강자로 꼽히는 마쓰야마 히데키(24)와 흡사한 신체조건과 샷을 갖고 있으면서 그보다 좀더 예리하고 탄탄한 느낌을 주었다.
요란한 몸 동작을 배제한 군더더기 없는 스윙, 샷의 결과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담담한 표정, 내로라는 장타자에 뒤지지 않는 비거리 등 김시우는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탁월했다 끈질기게 그를 추격한 짐 퓨릭, 루크 도널드, 브랜드 스네디커, 그래엄 맥도월, 케빈 나, 리키 파울러, 패트릭 리드 등 LPGA투어의 스타들 앞에서 그는 단연 빛났다.

2부 투어까지 포함해 미국 진출 4년만의 첫 승이지만 그가 갖고 있는 기량이나 담력으로 미뤄보면 현재 PGA투어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수 중에 최경주의 대를 이을 가장 강력한 후보가 아닐까 여겨진다. 어쩌면 최경주를 뛰어넘어 한국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쓸 가능성도 매우 높아 보인다.

연초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가 유망한 골프천재를 소개하는 특집기사에서 김시우를 거론하며 "그는 장래가 유망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면 대형스타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치켜세운 것도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김시우는 윈덤챔피언십 우승으로 세계 골프랭킹이 115위에서 62위로, 페덱스랭킹이 15위로 껑충 뛰어올라 올해 PGA투어를 총결산하는 4차례 플레이오프 전의 첫 대회 더 바클레이스(한국시간 25일 개막)에 출전, 1천만 달러가 걸린 레이스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PGA투어 첫 승의 약관의 한국청년이 세계의 골프강호들이 총출동하는 플레이오프에서 어디까지 살아남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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