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와 아리야 주타누간.
[골프한국] 인간과 맹수의 차이는 과연 무엇일까.

태생적 신체조건으로만 보면 인간과 맹수는 생존싸움에서 비교대상이 되지 않는다.
고양잇과 맹수에겐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잘 발달된 근육이 있다. 인간에겐 뿔도, 날카로운 발톱이나 손톱도 없고 근육도 연약한 편이다.  
맹수에게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근육은 사냥무기이자 생존 수단이다 그러나 뿔도 없고, 이빨도 약하고, 발톱도 형태만 갖추고, 근육도 부실한 인간은 자연상태에 내던져질 때 가장 약한 존재다.

그런데도 맹수들이 동물세계를 완전 지배하지 못하고 가장 약한 인간이 지구를 지배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전문가들은 인간이 지구촌 동물계를 지배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두 다리로 걷는 이족보행을 꼽는다. 인간은 완전한 직립보행을 하고 고릴라나 원숭이 등은 필요에 따라 네 다리로 걷기도 하고 두 다리로 걷기도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날카로운 발톱이 없다는 것이다.

네 다리로 달리는 맹수는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으로 먹이를 사냥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에너지 소모가 심해 장시간 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렇다 할 신체적 무기가 없는 인간은 이족보행을 하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이 가능하고 손이 자유로워 신체가 아닌 외부의 물질(돌, 막대기 등)을 무기로 활용한다. 장거리를 이동하는데 발톱은 오히려 방해가 되었을 것이다. 손이 발달하면서 뇌의 용적도 늘어났을 것이다.

이빨과 발톱이라는 가공한 무기를 지닌 맹수도 항상 이빨을 드러내고 발톱을 세우지 않는다.
사냥감을 추적해 포획하는 순간 날카로운 발톱을 세워 피부를 뚫고 이빨로 목덜미를 물어뜯지만 그 외의 시간엔 발톱은 숨기고 이빨도 드러내지 않는다. 에너지 손실도 막고 사냥감의 경계심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아마추어 골퍼에는 두 종류가 있다. 상대방과 싸우는 골퍼와 자기 자신과 싸우는 골퍼.
상대방과 싸우는 골퍼가 늘 이빨을 드러내고 발톱을 세운 골퍼라면 자신과 싸우는 골퍼는 함부로 이빨을 드러내거나 발톱을 세우지 않고 결정적인 순간 자신을 향해 이빨과 발톱을 세우는 골퍼다.
연습량도 많고 객관적인 기량도 뛰어난데도 라운드를 하면 패잔병이 되고 마는 경우는 함부로 발톱을 세운 대가로 보면 틀림없다.
칼날은 늘 세워둘 수 없다. 검객이 날을 세워두는 것은 결정적인 한 순간을 위한 것이지, 풀이나 나무를 자르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항상 세워둔 칼날은 언제라도 이가 무뎌질 수 있다는 얘기다. 날선 칼은 함부로 뽑지 않고 웬만하면 칼자루로 대응하는 것이 고수의 자세다.

프로선수들이라고 예외가 있을 수 없다.
늘 긴장하며 날을 세운 채 경기를 이어나갈 수 없다. 거의 60~80%는 쉬엄쉬엄 즐기며 하고 결정적인 순간 숨겨놨던 이빨을 드러내고 발톱을 세워 기회가 달아나지 않게 움켜쥘 줄 알아야 한다.
슬렁슬렁 즐기며 경기를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 상황에 몰입해 기회를 놓치지 않는 리디아 고나 아리야 주타누간과, 많은 기회가 오는데도 너무 긴장해 경기에 임하는 바람에 기회를 잡지 못하는 이미림, 양희영, 최나연 등을 비교해보면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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