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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천만다행’ 태극낭자 3연승 실패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3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올 시즌 세 번째 LPGA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 대회 결과를 바라보는 국내 언론들의 시각이 한결같다.  시즌 개막전이었던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의 신지애(25·미래에셋) 우승, 두 번째 대회인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의 박인비(25) 우승에 이어 태극낭자의 3연승이 실패한 데 대해 아쉬움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물론 시즌 3번째 대회를 치르는 LPGA의 최대 관심사는 한국선수의 3연승 여부인 것은 사실이었다. 한국의 골프팬들은 지난 2006년 김주미(SBS오픈)와 이미나(필즈오픈)가 개막전부터 내리 2연승을 따낸 뒤 3연승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국낭자의 3연승, 그것도 시즌 개막전부터의 내리 3연승은 대단한 기록이고 자랑스러운 기록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골프팬이나 LPGA측의 입장은 불행히도 우리와 다르다. 만약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한 최나연이 스테이시 루이스를 꺾고 우승, 태극낭자 3연승의 대기록을 세웠다면 어땠을까. 국내 언론은 ‘세계 여자골프 한국천하’ 같은 제목을 달고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국내 골프팬들도 대단한 자부심을 느꼈을 것이다.
미국의 언론이나 미국 골프팬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가정이지만 기록 자체를 객관적으로 전하고 받아들이면서도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을 것이다. ‘한국여자, LPGA 점령!’ ‘LPGA에 미국선수 실종!’ ‘LPGA운명 기로에!’ 같은 제목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LPGA투어의 흥행을 책임지고 있는 관계자들은 난감하고 착잡한 심정에 빠졌을 것이다. 미국 골프팬들도 역시 ‘이제 여자골프는 한국여자들의 독무대로 변했구나!’하고 자조하며 관심을 거두려 할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선수들이 주인공이었던 LPGA에서 최근 한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스폰서가 떨어져나가 대회 수가 줄어드는 등 LPGA투어 흥행이 비상이 걸린 상황인데 시즌 초반부터 한국선수들이 우승을 독식한다면 반가울 리가 없다.
한국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발휘해 우승을 늘려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보다 긴 안목으로 보면 LPGA투어가 흥행에 성공해야 한국 여자선수들이 활약할 무대가 넓어진다. 이율배반적이지만 이게 현실이다.

박세리를 비롯한 LPGA투어의 한국여자 1세대들이 활약할 때만 해도 아시아 선수의 등장은 LPGA투어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국낭자들은 LPGA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흥행과 재미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LPGA투어 멤버의 30% 이상을 한국인 또는 한국계에 의해 점령당하면서 LPGA투어는 불황의 길로 들어섰다. 미국 골프팬들의 관심이 줄고, 스폰서가 줄고, 대회까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여자골프는 꽃을 피우는데 그 주 무대인 LPGA투어는 쇠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LPGA가 맥을 못 추면 한국 여자골프도 실력을 발휘할 무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LPGA도 살고 한국 여자골퍼들도 실력을 발휘할 길은 무엇일까. 어느 사회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독식은 배척을 당한다. 골프팬들은 한 개인이 탁월한 기량으로 정상을 지키는 것은 용납하지만 한 국가의 선수들이 무대를 점령하는 것에는 거부감을 느끼게 돼있다.

우승을 해도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 지역사회에 대한 다양한 봉사나 기부활동, 멋진 매너, 탤런트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재밋거리를 제공해야 거부감을 없앨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여자선수들이 LPGA투어 3연승을 못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한국 여자골프도 살고 LPGA도 살았다. 한국 낭자들의 우승 가능성은 열어놓으면서 미국이나 다른 나라 선수들에게도 우승할 수 있다는 희망을 남겨주었다.  골프한국(www.golfhankook.com)





자료제공 | 골프매거진

입력날짜 : 2013-03-04 09:4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