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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매치플레이의 미학을 아는가?
방민준 골프칼럼니스트
지난 25일(한국시간) 맷 쿠차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은 골프에서 매치플레이가 갖는 온갖 특성과 매력을 한꺼번에 보여주었다.
세계 랭킹순위 64위에 드는 선수들이 참여하는 이 대회는 랭킹이 높은 선수와 랭킹이 낮은 선수를 묶어 조를 편성해 토너먼트전을 펼치는 대회로 애초에 랭킹이 높은 선수가 유리하도록 돼있다. 이 같은 조 편성방침은 흥행 보증수표인 톱 랭커들이 초반전부터 탈락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나는 게 토너먼트식 매치플레이다. 객관적 기량이나 승률 등을 따지면 톱랭커들끼리 우승을 다투는 게 당연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듯 톱랭커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가 선전해 우승컵을 차지하는 이변이 속출한다.
3~4라운드의 스코어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일반 PGA투어 방식이든 매치플레이 방식이든 상위 랭커들이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하위 랭커들로서는 상위 랭커들을 꺾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바로 매치플레이다.

여기에 변수가 숨어있다. 기량 면에서는 객관적으로 밀리지만 하위 랭커들은 ‘밑져야 본전’이라는 배수진을 치고 도전하기 때문에 평소에 없던 파이팅을 발휘한다. 반면 상위 랭커 입장에서는 ‘이기면 본전, 지면 창피’이기에 부담감을 갖게 된다.   
이번 대회에서 1, 2번 시드를 받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미국)가 64강전에서 64번 시드의 무명 셰인 로리(아일랜드)와 8번 시드의 찰스 하웰 3세(미국)에게 덜미가 잡혀 짐을 싸야 했다. 랭킹 3~6위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루이 우스투이젠(남아공),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도 32강전에서 하위 랭커들에게 패배의 쓴맛을 봤다.

세계 랭킹 10위 버바 왓슨(미국·10위)만이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했으나 그도 16강전에서 41번 시드인 제이슨 데이(호주)에게 무릎을 꿇어 톱10 가운데 단 한 명도 8강에 오르지 못하는 이변을 낳았다.
우승한 맷 쿠차는 21번, 준우승한 헌터 메이헌은 23번, 3위의 제이슨 데이(호주)는 41번 시드로 모두 중간 랭커들이고 4위의 이언 풀터(영국)가 가장 높은 11번 시드다.

매치플레이의 이런 혼전과 이변 속에 골프의 미학이 있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듯 매치플레이는 하위 랭커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운만 좋으면 개천에서 용 나듯 무명선수에서 일약 스타로 부상할 수 있다. 
상위 랭커들에게는 아무리 약한 상대라 해도 얕잡아 보다간 언제라도 추락할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 무엇보다 골프의 재미를 더해준다. 세계 랭킹 순서 그대로 각종 대회에서 순위가 정해진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하겠는가.

스포츠팬이란 양면성이 있어서 황제의 군림을 바라면서도 현상유지를 거부하고 판을 뒤집는 새로운 스타의 출현을 고대한다. 현상유지와 판 뒤집기의 대결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매치플레이는 압축된 골프의 미학이 아닐까.  골프한국(www.golfhankook.com)






자료제공 | 골프매거진

입력날짜 : 2013-02-27 01:1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