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0-2021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 골프대회에 출전한 김주형 프로. 사진제공=KPGA


[골프한국] 성경에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마태복음 7장7절)라는 구절이 있다. 행동으로 옮겨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말씀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주형(18)은 하느님의 가르침에 충실하다. 

어릴 때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을 떠돌며 ‘노마드 골퍼’로 담금질 된 그는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왔다. 좋은 신체조건(180cm, 95kg)으로 호쾌한 장타에 두둑한 배짱으로 유난히 도전욕이 강한 그는 더 높은 곳으로 통하는 문을 계속 두드려왔다. 

16세에 프로의 문을 두드렸다. 2018년 아시안투어의 2부투어 아시안 디벨롭먼트 투어(ADT)를 거쳐 아시안투어의 문 앞에 섰다. 2019년 조건부로 아시안투어에 뛰어든 그는 파나소닉 오픈 우승, BRI 인도네시아 오픈 3위, 태국 오픈 공동 6위 등의 성적을 거두며 2020시즌 아시안투어 풀시드를 거머쥐었다. 

지난 1월 홍콩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시즌 개막전 홍콩오픈, 7월 JGTO와 아시안투어 공동으로 열린 SMBC 싱가포르오픈 등에 참가해 ‘10대 돌풍’의 주인공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셰인 로리, 저스틴 로즈, 헨릭 스텐손, 매트 쿠차, 제인와타난넌드 등 세계적 톱 플레이어들과 경기하며 전혀 주눅 들지 않고 특유의 친화력으로 교감하며 ‘미래의 대물(大物)’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어 KPGA 코리안투어의 문을 두드렸다, 지난 7월 코리안투어 2020시즌 개막전 부산경남 오픈 준우승에 이어 1주일 뒤 열린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하며 KPGA 역사에 새 페이지를 열었다. KPGA 입회 최단기간(3개월 17일) 우승기록과 함께 최연소 우승기록(18개월 21일)도 갈아치웠다.

그의 마음은 이미 PGA투어로 향했다. 올해 아시안투어 상금왕과 세계랭킹 100위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아시안투어 상금랭킹 상위 5명과 세계랭킹 100위 이내 선수에게 PGA투어 2부 콘 페리 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종전 진출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의 간절한 두드림에 PGA투어의 높은 문이 열렸다. 지난달 메이저인 PGA 챔피언십에 스폰서 초청으로 처음 미국 무대를 밟았으나 컷 탈락의 쓴맛을 봤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20-2021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 골프대회에 출전하는 김주형, 김시우 프로. 사진출처=김주형의 인스타그램

다시 스폰서 초청으로 PGA투어 2020-21시즌 개막전 세이프웨이 오픈에 참가, 예사롭지 않은 경기력으로 PGA투어에도 ‘무서운 10대’의 등장을 예고했다.

11~1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 리조트 앤 스파(파72)에서 열린 세이프웨이오픈에서 그는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67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하위권이지만 세계의 쟁쟁한 선수들이 경쟁하는 대회에서 컷을 통과해 순위에 든 것만으로도 18세 청년에겐 대단한 성공이다. 

첫 라운드에서 그는 5언더파 67타를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김시우(25)가 2언더파 70타로 공동 59위, 배상문(34)이 공동 81위(1언더파 71타), 최경주(50)가 공동 128위(2오버파 74타)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그의 선전을 가늠할 수 있다. 

2라운드 합계 5언더파 공동 54위로 컷을 통과했다. 이 대회에 참가한 한국선수 5명 중 김시우와 김주형 단 2명만 컷을 통과했다. 최경주, 배상문, 이경훈 등 대선배들이 컷 탈락했다. 

그밖의 컷 탈락자들의 면면을 보면 김주형이 얼마나 선전했는지 알 수 있다. 키건 브래들리, 아론 배들리, 션 오헤어, 세르히오 가르시아, 빌 하스, 브랜트 스네디커, 라이언 아머, 루크 도널드, 존 샌던 등 거물들이 즐비하다. 

그는 3라운드에서 공동 71위로 밀려났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순위를 끌어올렸다. 어린 나이에 대선수들과 경기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PGA투어 진입 및 세계랭킹 1위라는 대망(大望)을 향한 그의 두드림이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임을 웅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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