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프로가 2020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김주형(18)이 횃불을 높이 들었다. PGA투어의 임성재(22)와 함께 한국 남자골프를 이끌 쌍두마차로 급부상했다.

9개월 만에 열린 KPGA 코리안투어 2020시즌 개막전 부산경남 오픈에 이은 군산CC 오픈을 통해 골프 팬들은 ‘스타 탄생’의 극적인 순간을 지켜보는 행운을 누렸다.

코리안투어 데뷔전인 부산경남 오픈에서 준우승하며 홍순상(38), 최호성(47), 이지훈(34) 등과 함께 시들해져 가는 KPGA 코리안투어에 불을 붙인 김주형은 1주일 뒤 군산CC 오픈에서 우승하며 KPGA 역사에 새 페이지를 더했다.

18살의 풋풋한 이 청년은 처음 참가하는 KPGA 코리안투어 두 번째 대회에서 우승하며 입회 후 최단기간(3개월 17일) 우승기록과 함께 최연소 우승기록(18개월 21일)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투어활동이 어려워진 그는 올 3월 KPGA 회원이 됐다. 코리안투어 시드는 없지만 세계랭킹 300위 이내 자격으로 코리안투어에서 뛸 수 있었다.

부산경남 오픈 연장전에서 짧은 거리의 버디 퍼팅을 놓쳐 이지훈에게 패했지만 세계랭킹이 127위에서 113위로 뛰었다. 군산CC 오픈 우승으로 100위권 안으로 진입이 예상된다. 코리아투어 시드도 3년간 보장받게 됐다. 

김주형에겐 대물(大物) 골퍼의 DNA가 차고 넘친다.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을 떠돌며 강한 ‘노마드 골퍼’로 담금질 된 그는 천부의 신체조건(180cm, 95kg)으로 호쾌한 장타를 내뿜는다. 애티 나는 개구쟁이 모습과는 달리 경기 운영능력도 주위를 놀라게 한다. 배짱도 두둑하고 도전욕도 뜨겁다. 그러면서도 인내심을 발휘할 줄도 안다. 그 나이에 약점이 될 수 있는 멘탈이 특히 강하다.

무엇보다 귀중한 자산은 골프에 대한 열정과 동반자나 캐디, 갤러리 등 주변 상황에 녹아드는 탁월한 친화력이다.

아시안투어의 2부 격인 디벨롭먼트투어 3승으로 아시안투어에 합류해 지난해 11월 17세의 나이에 아시안투어 파나소닉오픈 인디아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것만 봐도 그의 골프 DNA를 짐작할 수 있다.

올 시즌 그의 상승세는 무서웠다. 시즌 개막전인 홍콩오픈에서 공동 18위를 기록했고, 두 번째 대회인 SMBC 싱가포르오픈에서 4위에 오르며 메이저대회 디 오픈 출전권도 획득했다. 아쉽게도 올해 디 오픈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지난 3월 아시안투어 뉴질랜드 오픈에서는 사흘간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4위에 올랐다. 

특히 JGTO와 아시안투어 공동으로 열린 SMBC 싱가포르오픈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기하는 모습은 주위를 놀라게 했다. 대회 직전 아시안투어 측은 그를 “SMBC 싱가포르오픈에서 갤러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선수”로 소개했는데 사실로 확인되었다.

지난해 디 오픈 우승자인 셰인 로리, 저스틴 로즈, 헨릭 스텐손, 맷 쿠차, 전년도 챔피언인 태국의 제인와타난넌드 등 세계적 톱 플레이어들이 출전한 대회에서 김주형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대화를 나누며 교감하는 성숙한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그에게 부족해 보이는 것을 굳이 꼽으라면 구력(球歷) 정도다. 다양한 코스를 많이 경험하고 라운드 횟수가 늘어날수록 슈퍼스타로의 길은 가시권으로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김주형의 골프 행로를 보면 임성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임성재는 2018년 PGA의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상금왕, 신인상, 올해의 선수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2019년 PGA투어에 진입해 강철같은 체력으로 꾸준한 성적을 올려 한국 선수 처음으로 신인상을 차지했다. 

올 시즌엔 혼다클래식에서 우승하고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한때 페덱스컵 순위 1위에 랭크되는 등 상승기류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중단되는 바람에 상승곡선이 둔화되긴 했지만 그는 여전히 대회 때마다 파워 랭킹에 이름을 올리곤 한다. 

임성재를 보며 최경주를 뛰어넘을 큰 재목으로 여기듯 김주형을 보면 임성재의 전철을 바짝 뒤쫓는 추격자를 연상케 된다.

당장 KPGA 코리안투어를 활활 타오르게 하고 종래에는 큰 바다 PGA투어에서 임성재와 함께 한국 남자골프의 새로운 역사를 펼쳐나갈 그의 미래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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