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골프를 잘 하기 위해선 부단한 연습이 불가피하다. 골프를 시작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사람이나 구력이 20~30년이 된 사람이나 가림 없이 연습장을 열심히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은 조금만 관심을 놓으면 골프 스윙에 대한 기억이 쉬이 지워지기 때문이다. 아침에 깨달은 것을 저녁에 잊는 것이 골프인데 한 달에 서너 번 연습장을 찾아 핸디캡의 유지 또는 개선을 바란다는 것은 도둑 심보나 다름없다.

골프가 과연 골프채를 놓을 때까지 끊임없이 탐구해도 부족할 만큼 그렇게 복잡하고 심오한 스포츠인가. 정신 80% 기술 20% 이론에 동의한다면 대답은 ‘그렇다.’다. 골프의 80%를 차지하는 정신세계란 개개인의 심리와 사고방식, 생활철학, 그리고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에 따라 수천수만 가지 희로애락의 형태로 밀려들기 때문에 이 문제로부터 완전히 초연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구도자의 자세로 부단히 자신을 철차탁마 하는 길 밖에 왕도가 없다.

그럼 골프의 20%를 차지한다는 기술은 어떤가. 20대 전후의 어린 나이에 교과서적인 스윙을 터득해 프로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남녀 선수들을 보면 정신세계처럼 미궁을 헤매는 길은 아닌 것 같다. 소질에 따른 차이야 있겠지만 좋은 스승 밑에서 제대로 배우면 얼마든지 멋진 스윙을 터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주말골퍼들에겐 골프의 기술 역시 정신세계와 다름없이 미궁의 연속처럼 보인다. 배울 때 기본레슨도 받고 골프교본을 읽으면서 열심히 연습하는데도 언제라도 스윙은 무너진다. 더욱 답답한 것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알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온 필자가 깨달은 것은 대부분의 주말골퍼들이 골프 스윙의 기본 메커니즘을 모른 채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제대로 연습하고 있는지, 잘못된 스윙을 되풀이해 고질병만 악화시키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즉 골프 스윙의 기본 메커니즘을 모른 채 볼을 쳐내는 기술만 익히다 보니 자신의 스윙을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능력이 부재하다는 말이다. 자기 스스로 점검을 할 수 없는 연습이라면 레슨프로가 옆에 붙어 있지 않는 한 혼자서 아무리 많은 땀을 쏟아도 효과를 기대할 수 없지 않은가.

골프 스윙 메커니즘의 첫 걸음은 골프란 원심력을 이용한 회전력을 극대화해 직진운동으로 전환시키는 스포츠라는 점의 이해다. 회전력을 극대화하고 좋은 방향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손에 쥐어진 클럽 헤드가 그리는 호와 스윙 플레인이 뒤틀림 없이 온전해야 한다. 클럽 헤드가 그리는 호의 최저점이 클럽페이스와 볼이 만나야 할 지점이다. 어드레스 때 볼 뒤에 놓은 클럽헤드의 페이스가 스윙 중 스위트 스팟에 정확하게 만나려면 어드레스 때나 다운 스윙 때 호의 중심이 일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호의 중심은 어디인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인체비례도가 보여주듯 팔과 다리를 바깥으로 쭉 뻗었을 때 인체의 중심은 배꼽 부분이다. 그러나 스윙하는 골퍼의 중심은 명치 부분이다. 스윙을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 무릎을 구부리고 엉덩이를 살짝 뒤로 빼 허리를 구부리기 때문에 중심이 명치부분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회전력을 이용하는 골프에서 호의 중심은 바로 스윙의 기본 중심축이다. 이 중심축이 좌우 전후 상하로 움직인다면 클럽헤드의 스위트 스팟이 볼과 정확히 만나지 못할 것은 뻔하다. 레슨프로나 고수들로부터 자주 듣는 “헤드업을 하지 말라” “상체가 목표 방향으로 딸려 나가지 않게 붙잡아둬라” “스웨이를 하지 말라” “주저앉거나 일어서지 말라”는 말은 스윙의 기본 중심축을 지키라는 것의 다양한 표현인 뿐이다.
중심축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과도한 몸동작을 삼가야 하고 몸의 근육들이 경직되지 않게 해야 한다. 자연스레 스윙을 부드럽게 하지 않을 수 없다. 힘을 잔뜩 들여 멀리 쳐내려다 보면 몸의 동작이 과도해져 자신도 모르게 중심축이 움직여 정확한 타격이 이뤄지지 않는다.

회전력을 이용한 스윙은 클럽에 따라 스윙 크기가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대칭 운동이란 점이다. 백 스윙과 팔로우 스윙의 방향은 정확히 대칭이 이뤄져야 하고 스윙 크기 역시 일치해야 한다는 점도 정석의 하나로 익혀야 한다.
스윙의 방향성이 아무리 좋아도 어드레스 때 스탠스를 잘못 취하면 쓸모가 없다. 어드레스 하기 전에 반드시 볼 뒤에서 목표점을 연결한 가상한 선을 만들어놓고 그 선과 평행하고 스탠스를 취해야만 좋은 스윙이 제 값을 한다. 흔히들 볼에 다가가 대충 스탠스를 잡는데 두 눈의 시력이 다르고 착시현상까지 가세해 올바른 스탠스를 취할 수 없다. 물론 이때 볼이 놓인 지점과 스윙 호의 최저점을 일치시키는 일은 필수다. 볼에서 물러나 스윙 연습을 했을 때 디봇이 생긴 지점과 볼이 놓인 지점이 같은 선상에 있다면 OK다.

클럽헤드 페이스에 볼이 맞아나가는 자국을 확인하는 것도 자신의 스윙을 파악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토우 쪽에 자국이 생긴다면 멀리 섰다는 뜻이므로 볼로 다가서고, 힐 쪽에 자국이 생기면 너무 가까이 섰다는 뜻이므로 뒤로 물러서는 식으로 스윗 스팟에 맞도록 조정하면 된다. 스퀘어로 치지 않고 밀어치거나 당겨 칠 경우에도 볼 자국을 확인함으로써 자신의 스윙 구질에 맞는 어드레스를 찾아낼 수 있다.

골프에서 익혀야 할 철칙들은 수없이 많지만 이 정도는 정석으로 익혀둬야 혼사서 연습하더라도 제대로 연습하는지, 엉터리 연습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것이다. 필드에서 고장이 생기더라도 기본 정석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점검해보면 금방 스윙을 바로 잡을 수 있다.
마구잡이 훈련으로 고질병만 악화시킬 것인지, 기본 정석을 익혀 정갈한 골프를 즐길 것인지 현명한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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