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가 6일(한국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올드화이트TPC에서 열린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연장 접전 끝에 PGA 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사람들이 온천을 즐기던 우물을 형상화한 대회 우승컵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촉망받는 선수로 PGA투어에 뛰어들어 6년 넘게 무승의 세월을 참고 견뎌온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4·한국명 이진명)의 PGA투어 첫 승은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축하해 마지않을 일이다.
2부 투어를 전전하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처절한 재기의 날개 짓으로 PGA투어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 재연장전을 벌이는 혈투 끝에 우승컵을 거머쥔 그에게 쏟아지는 박수갈채와 환호는 그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그것만으로 족했다.

그런데 뒤이어 이상한 뉴스가 전해졌다. 대니 리가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 ‘특별한 의식’을 행했다는 것이다. 현지 취재진에게 공식적으로 밝힌 것인지 한국기자들에게만 따로 얘기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골프팬의 입장에선 섬뜩한 뉴스였다. 국내 언론들이 전하는 내용인 즉, 대니 리가 3명과 함께 연장전에 돌입하기 전 캐디를 시켜 나머지 세 명의 선수(케빈 키스너, 로버트 스트렙, 데이비드 헌) 이름이 적힌 쪽지를 18번 홀 근처 모형 우물에 넣었고 이 특별한 의식이 영험(?)을 발휘해 우승하는데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다.

대니 리는 “그래서 내가 이길 수 있었다. 이길 준비가 됐다는 기분이 들었고 정말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언론은 전하고 있다. 대회가 열린 올드화이트 TPC는 유황온천이 있던 곳으로 이 대회 우승컵도 사람들이 즐기던 온천을 형상화한 모습이라고 한다. 다행히 현지에서 이에 대한 언론반응이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 현지 취지진의 촉수에는 잡히지 않은 것 같은데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대니 리의 입장에선 그렇게 갈구하던 우승을 쟁취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으려는 그만의 특별한 의식일지 몰라도 객관적으로 보면 그의 ‘특별한 의식’은 저주나 다름없다. 조선시대에 제거해야 할 대상에게 위해를 주기 위해 대상을 상징하는 인형을 만들어 바늘로 찌르는 저주의 행위와 무엇이 다른가.

그것도 신사도를 생명으로 여겨야 하는 골프선수가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벌이기에 앞서 저주의 주술행위를 했다는 것은 골프팬으로선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대니 리의 이런 행위가 현지 언론에 제대로 전달되었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상상하기도 두렵다. 얼마나 우승을 갈망했으면 그랬을까 하는 마음이 들면서도 골프선수로서 큰 꿈을 이루려는 전도유망한 대니 리가 할 행동은 결코 아니다. 대니 리의 ‘특별한 의식’이 인터뷰 과정에서 잘못 전달된 것이었으면 좋겠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news@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