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투어 상금 1위를 달리는 이보미(27)가 28일 일본 지바현 카멜리아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 JLPGA 투어 어스 몬다민컵 대회 연장전에서 이지희(36)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2013년6월21일 한국여자오픈에서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한국인이나 일본인이 아닌 제 3국인이 J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이보미(27)의 플레이를 보고 그가 한국인임을 알 수 있는 골프팬이 몇이나 될까. 그에 대한 개인 프로필을 모르는 골프팬에겐 이보미가 일본선수가 아니란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그만큼 이보미 선수는 일본선수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일본선수보다 더 일본선수 같다.

자그마한 키(160cm)에 생글생글한 미소를 달고 다니는 모습, 일본선수와 닮은 걸음걸이, 일본 팬들과 교감하는 모습 등을 보면 이보미는 또 다른 미아자토 아이나 우에하라 아야코, 우에다 모모코, 미아자토 미카다.
28일 막 내린 JLPGA투어 어스 몬다민컵 대회에서 이지희(36)와 연장전 끝에 우승한 이보미가 우승이 결정된 뒤 보인 세리머니 제스추어와 인터뷰 하는 모습은 일본의 골프팬들이 왜 그녀를 아무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고 사랑하는지 깨닫게 해준다.

우선 일본어가 유창하다. 그러면서 일본인 특유의 상냥함과 겸손함 친절함까지 잘 습득해 그를 대하는 일본 골프팬들에게 외국인이란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여기에 기량까지 출중하니 일본 골프팬들도 혐한(嫌韓)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그에게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것이다.

이보미 선수는 현재 해외무대에서 활동하는 선수는 물론 앞으로 해외 진출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험난한 항해 길을 밝혀주는 등댓불이 되기에 충분하다.
한국 국적의 많은 선수들이 JLPGA투어에서 활약하지만 다승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뚜렷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철저한 현지화(Localization)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골프기량만으로 돈이나 벌어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일본 무대에서 자신의 골프기량도 연마하면서 골프팬들의 사랑도 받는 골퍼가 되겠다는 확실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현지 언어와 함께 문화를 익히고 현지 사회에 동화되어 팬들과 함께 호흡하겠다는 성실한 자세를 잃지 않고 있다.

LPGA투어에서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르며 13승을 거둔 뒤 활동무대를 일본으로 옮겨 통산 11승을 올린 신지애를 비롯, 통산 16승의 안선주, 통산 10승의 전미정, 통산 9승의 이지희 등이 철저한 현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이들에 앞선 대선배인 구옥희 선수의 전철이 큰 이정표가 되었을 것은 물론이다.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신지애 안선주 선수가 이보미 선수와 함께 일본 골프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을 보면 그만큼 그들의 현지화 노력이 주효했음을 알 수 있다. 이보미 선수의 눈부신 활약은 현지화가 세계화의 또 다른 표현임을 일깨운다. 이점은 LPGA투어라고 예외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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