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24)이 25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 서리주 버지니아 워터의 웬트워스클럽 웨스트코스에서 끝난 유러피언투어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BMW PG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이날 4번홀에서 샷을 하는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안병훈(24)의 유러피언투어 BMW PGA챔피언십 우승 후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워낙 탁월한 플레이를 펼친 데다 드러난 잠재력만으로 로리 매킬로이나 리키 파울러, 조던 스피스,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과 함께 골프 황제를 다툴 대물(大物)로 평가받으면서 속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컷오프 탈락한 세계랭킹 1위 로이 매킬로이와 28일부터 북아일랜드 뉴캐슬의 로열 카운티다운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EPGA투어 아이리시 오픈에서 재대결하는 일정이 잡히면서 안병훈에 대한 열광은 쉬 식지 않을 것 같다. 

그가 보여주는 플레이가 얼마나 위대한가는 앞으로 벌어질 대회에서 재확인할 수 있겠지만 BMW PGA챔피언십 대회에서 펼쳐 보인 그의 플레이는 주말골퍼는 물론 골프 꿈나무들에게 교과서와 다름없는 골프철칙 들을 실연으로 입증해보였다.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한 스윙, 간결한 동작, 결코 서두르지 않는 어프로치샷과 일정한 리듬의 안정된 퍼팅 동작 등 어디 하나 경탄하지 않을 구석이 없었지만 유독 내게는 그의 왼발이 꽂혔다.

보통 골프대회 중계방송을 보면 전체적인 스윙 동작을 슬로모션으로 보여 주는데 이번 대회의 경우 카메라가 자주 안병훈의 하체에 고정되어 그 움직임을 상세히 보여주었다. 드라이브샷이나 아이언샷을 날릴 때는 물론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샷을 하거나 벙커샷을 할 때 하체를 클로즈업 시켜 보여주었다. 카메라가 반복해서 안병훈의 하체 움직임을 보여준 이유는 그의 견고한 샷이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주려는 의도임이 분명한데 골프께나 친다는 애호가라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카메라에 잡힌 그의 두 발 중에서도 나는 특히 왼발의 움직임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키 1m86cm, 몸무게 95kg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윙임에도 그의 왼발은 거의 미동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중계방송을 보면 대부분의 선수들이 왼발이 왼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애쓰는 데도 불구하고 신발의 앞쪽이 왼쪽(볼 진행방향)으로 열리거나 발등이 왼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안병훈의 왼쪽 발은 그냥 고정되어 있는 듯 움직임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체중이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왼발이 왼쪽으로 쏠리거나 기울기 마련인데 안병훈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 마치 콘크리트 파일을 땅에 박은 듯 정지해 있는 듯 했다.  

이는 그만큼 안병훈이 스윙의 축을 단단히 지키는데 집중한다는 뜻이다. 골프에서 축은 로켓을 쏘는 발사대나 같다. 로켓을 쏘는 발사대가 견고하게 버텨주지 못하면 원하는 방향과 속도를 얻을 수 없듯 스윙 할 때 축이 흔들리면 방향성이나 거리를 보장 받을 수 없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논리적으로는 스윙할 때 축을 견고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안병훈의 경우처럼 철두철미하게 미동도 없이 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다. 안병훈은 스윙 축에 대한 골프철칙을 웅변적으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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