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볼을 쳐내야만 하는 골프에서 골퍼들이 가장 혼란에 빠지는 것은 바로 볼을 쳐내는 개념의 정립이다. 볼을 ‘친다’ ‘때린다’는 영어 표현은 hit 또는 strike다. 골프전문가들도 골프의 기량을 표현할 때 스트라이킹(striking) 능력 또는 히팅(hitting) 능력으로 일컫지만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정작 이것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해 고통과 고뇌를 겪는다.
 
프로처럼 하루 1천개 이상의 볼을 때리며 헤드 스피드의 감소를 초래하지 않으면서 빠른 헤드스피드를 구사하는 능력을 체득한 선수들에겐 스트라이킹이나 히팅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능력을 터득하지 못한 주말골퍼들의 경우엔 볼을 가격하는 동작을 취할 때 어깨나 허리가 경직되고 손과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가 오히려 원활한 스윙을 방해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부작용 없애기 위해 교습가들은 ‘스윙으로 볼을 쳐라’ 또는 볼을 때리지 말고 통과하라는 말을 한다.

“좋은 스윙의 첫째 조건은 단순함이다. 스윙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임팩트 순간 불을 끝까지 쳐내는 것(hit through)이다. 결코 볼을 때리는 것(hit at)이 아니다.”
아마추어들이 깊이깊이 새겨야 할 바비 존스가 남긴 명언이다. 골프 사가들로부터 ‘골프의 황제’ ‘구성(球聖)’이란 칭송을 들은 바비 존스 즉 로버트 타이어 존스 주니어(Robert Tyre Jones Jr.: 1902~1971)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20세기 최고의 골퍼다. 당시 4대 메이저대회, 즉 미국과 영국의 오픈 및 아마선수권을 13회나 우승했는데 그가 메이저대회에 참가한 기간은 겨우 13년에 지나지 않았다. 지성파 골퍼로도 유명한 그가 남긴 스윙의 개념은 골프의 핵심을 꿰뚫은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주말골퍼의 경우 전체 타수의 절반 이상을 퍼팅이 차지한다. 프로의 경우에도 승패는 드라이브나 아이언의 비거리와 정확성보다는 퍼팅능력이 좌우한다. ‘드라이브는 쇼이고 퍼팅은 돈’이라는 말이 나온 건 다 이유가 있다.

퍼팅 동작을 hit라 하지 않고 stroke로 부르는지 그 깊은 뜻을 학구적으로 살펴보자.
영어사전을 보면 hit는 ‘타격’ ‘치다’ ‘때리다’ ‘습격’ ‘맞히다’의 뜻으로 나와 있고, strike 역시 비슷한 의미의 ‘타격’ ‘가격’ ‘일격’ ‘감동을 주다’의 뜻으로 나와 있다. stroke를 찾아보면 골퍼들이 찾아 헤매는 답을 얻을 수 있다. strike에서 파생된 단어이지만 별도의 동사와 명사로 쓰이는데 물론 ‘가격’ ‘타격’ 등의 의미와 함께 ‘수영에서 손발을 한번 놀리는 동작’ ‘글자의 획’ ‘필치’ 등의 뜻과 함께 ‘시계나 종 등의 울림’ ‘심장의 고동’ ‘뇌졸중 등의 발작’ 등을 의미한다. 그리고 동사로 쓰일 때 ‘쓰다듬다’ ‘어루만지다’ ‘달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즉 stroke에는 가격이나 타격 외에 일정한 리듬을 갖는 움직임들을 나타내는 뜻이 있다. 같은 단어이지만 차원이 다르다. 

드라이브샷이나 아이언샷을 날릴 때는 hit나 strike가 적용될 수 있다. 비거리는 헤드스피드와 비례하기에 가능한 한 빠르게 헤드를 움직여야 하기에 hit나  strike가 불가피하다. 경직되지 않은 스윙이 전제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퍼팅에서는 퍼트헤드의 스피드가 아니라 일정한 리듬이 중요하다. 시계나 종의 울림, 심장의 고동처럼 일정한 리듬감을 유지할 수 있어야 안정된 퍼팅을 할 수 있다. stroke에 ‘쓰다듬다’ ‘어루만지다’라는 뜻이 있다는 것은 퍼팅을 할 때 가격해야 하는지 어루만지듯 쓰다듬듯 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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