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17)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2014년10월17일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의 모습이다. ⓒ골프한국
[골프한국] 이보다 더 위대하고 화려할 수는 없다.
여자 한류골프의 세계지배를 뜻하는 ‘클로(KKLO)시대’의 핵심 주역 KK(리디아 고와 김효주)의 프로 첫 해의 성적을 보면 이들이 십대의 새내기 프로골퍼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프로골퍼라 해도 평생 해도 못 이룰 우승을 프로 데뷔한 첫 해에 거두고 잭팟이라고 부를 만한 거액을 쓸어 담았다.
이들의 눈부신 활약이 우연이거나 행운이 아님을 골프팬들이 인정하기에 김효주(만 19년 4개월)와 뉴질랜드 국적의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만 17년 7개월)가 한국골프는 물론 세계 여자 골프에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24일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코스에서 열린 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이자 100만 달러의 보너스상금이 걸린 CME그룹 투어챔피언스 대회에서 펼쳐 보인 리디아 고의 플레이는 세계의 골프팬들로 하여금 이 소녀를 경배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이 왜 리디아 고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추천했는지, 시사주간지 타임이 왜 소렌스탐의 추천을 흔쾌히 받아들여 그를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선정했는지 궁금증을 말끔히 씻어주었다.

LPGA투어를 비롯해 지구촌 유명 투어에서 엄선한 69명이 참가한 CME그룹 투어챔피언스는 참가 자체가 영광인데다 누적된 포인트에 따라 최고 100만 달러의 보너스가 걸려 있어 누구나 우승의 열망을 불태우는 대회다.
이미 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에 평균 최저타수를 친 선수에게 수여하는 ‘베어트로피’ 등 3관왕이 확정된 스테이시 루이스가 마지막 대회에서 100만 달러를 탈 것인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고 리디아 고와 미셸 위, 산드라 갈, 모건 프레슬, 박인비, 유소연, 펑산산 등 쟁쟁한 선수들간의 우승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됐었다.

3라운드까지만 해도 산드라 갈(독일), 훌리에타 그라나다(파라과이),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3파전으로 좁혀지는가 했으나 마지막 라운드에서 리디아 고가 무결점 플레이를 펼치며 치고 올라오며 우승경쟁에 합류했다. 그리고 그라나다, 시간다와 함께 연장전에 돌입, 연장 두 번째 홀에서 그라나다가 떨어져나가고 연장 네 번째 홀에서 생애 첫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못이긴 시간다가 두 번째 샷을 해저드지역으로 날려 벌타를 받고 보기로 마무리하는 사이 리디아 고는 한결같은 샷으로 온그린에 성공해 파로 마무리하며 우승, 상금 50만 달러와 함께 100만 달러의 보너스상금까지 챙기는 잭팟을 터뜨렸다.
이로써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로서 거둔 2승에 올해 3승을 더해 LPGA투어 5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시즌 3승의 기록은 스테이스 루이스와 함께 다승부문 최고성적이다. 이미 아마추어로서 최연소 LPGA투어 우승이라는 신기록을 세운 바 있는 리디아 고는 최연소 LPGA투어 5승이라는 새로운 기록도 만들어냈다.

골프팬들이 정작 놀란 것은 리디아 고의 담담한 플레이였다. 그렇게 화려하진 않지만 자신의 페이스를 놓치지 않고 큰 욕심 없이 게임을 풀어나가는 그녀에게서는 도무지 거액이 걸린 살얼음판 같은 경기에서 나올 법한 압박감이나 경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또래의 친구들과 한가하게 놀이를 하듯 편안한 얼굴, 부드러운 스윙동작, 멋진 샷을 날리고 난 뒤의 천진난만한 미소 등을 볼라치면 과연 그 어떤 적이 리디아 고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올 시즌 KLPGA투어 5승에 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을 더한 김효주 역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루키 해를 보냈다. 19살의 새내기 프로로서 대상, 다승왕,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을 모두 휩쓸며 4관왕을 차지했고 세계랭킹도 10위까지 올라갔다. 김효주 역시 리디아 고 못지않게 돈방석에 앉았다. 올해 받은 상금 규모만도 12억원을 넘어섰고 스폰서계약에 따른 수입도 우승상금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가치가 입증되고 LPGA투어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스폰서의 후원금액도 대폭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골프천재는 공통점이 있는지 김효주 역시 역시 리디아 고의 장점을 공유하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긴장하지 않고 자신만의 부드러운 스윙 템포를 놓치지 않는 점, 게임이 잘 풀리든 안 풀리든 극단적인 표정 변화가 없는 평온한 얼굴, 적대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선한 눈빛, 동반자의 플레이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게임에 몰입하는 놀라운 집중력 등은 리디아 고의 그것과 너무도 닮았다. 이 같은 두 천재 골프소녀의 장점은 여타 프로선수에게선 쉬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들의 앞날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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