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생쥐의 실험을 통해 '뇌 속 내비게이션'을 처음 찾아낸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존 오키프(75)교수와 부부 과학자인 노르웨이 마이브리트 모세르(여·50)와 에드바르드 모세르(51) 박사에게 주어졌다.
우리 주변에는 유난히 길눈이 밝은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바로 이 길눈이 밝은 이유와 메커니즘을 쥐를 통한 뇌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미로상자에 쥐를 가둔 뒤 행동을 관찰한 결과, 실험 쥐는 시간이 지날수록 일정한 위치에 가면 그전에 자신이 지나갔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멈칫거리는 행동을 보이는데 오키프 박사는 해마 속 신경에 위치정보가 저장됐기 때문에 쥐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길눈이 밝은 사람들이 존재하는 건 해마에 있는 신경세포의 하나인 '장소세포(place cell)' 때문으로 설명한다. 해마는 대뇌의 좌·우 측두엽 안쪽 깊숙이 자리한 기관으로 기억을 저장·상기시켜주는 '기억의 제조공장'이다. 그중에서도 장소세포는 공간을 탐색, 기억해 구분할 수 있으며 장소를 옮기면 이 신경세포가 활성화돼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인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들 과학자들의 장소세포 연구성과로 사람들이 길을 잃지 않고 찾아가는 뇌 속 메커니즘이 규명되었고 앞으로 임상적으로도 질환을 조기 발견하거나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한림원 측의 설명이다.

‘뇌 속 내비게이션’ 연구 성과와 골프가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고개가 갸우뚱하겠지만 골프나 축구 같은 종합적인 공간 인지능력을 요구하는 스포츠가 뇌 속의 장소세포를 활성화시키는 데 매우 탁월한 효과가 있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
거의 모든 스포츠가 공간 인지 능력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골프와 축구는 매우 입체적인 공간 인지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축구는 선수들에게 순간적인 판단으로 어디로 언제 패스해야 할 것인지, 어디로 가야 좋은 패스를 받을 수 있는지, 언제 어느 방향으로 슛을 때려야 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 이때 작용하는 것이 바로 공간인지 능력이다. 공간인지 능력이 탁월한 선수라면 예측불허의 패스로 상대의 허를 찌르고 예상 밖의 슛으로 골문을 열 수 있다.

축구장 수십 개를 모아놓은 크기의 광활한 들판에서 펼쳐지는 골프야말로 매순간 냉철하고도 현명한 공간인지를 요구하는 스포츠다. 볼이 놓여있는 공간, 볼을 날려 보내야 할 곳의 공간에 대한 정확한 이해, 일어날 수 있는 변수에 대한 예측 등 매순간 눈앞에 펼쳐진 공간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이해 판단 결단을 요구한다.

이번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연구로 치매환자나 길을 잘 찾지 못하는 사람, 물건 둔 곳을 잘 잊는 사람 등의 인지능력 저하가 설명되고 치매 질환의 궁극적인 치료에서부터 재활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는 관련 학자들의 의미부여를 대하면서 골프야말로 건망증이나 치매 예방에 최적의 스포츠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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