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의 체리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픈 3차전 BMW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로리 매킬로이의 모습이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가 페덱스컵 플레이오픈 3차전 BMW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주말골퍼도 범하기 힘든 4퍼팅을 하는 바람에 1천만 달러의 보너스상금이 걸린 플레이오프 마지막 4차전 투어챔피언십 선전에 적색 신호가 켜졌다.

매킬로이는 지난 7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 체리힐스CC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파3홀 12번 홀에서 파 찬스를 맞았으나 4 퍼트를 하고 말았다. 매킬로이가 홀과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저지른 4 퍼트는 주말골퍼도 1년에 한번 겪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골프팬들에겐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잦은 3퍼트로 가슴앓이를 하는 주말골퍼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매킬로이가 4퍼트에 이르기까지의 심리의 변화를 나름대로 추정해보았다.

원온에 실패한 매킬로이는 9m 어프로치 샷을 홀 1.2m 지점에 붙여 파 세이브 기회를 만들었다. 평소의 그의 퍼팅실력이라면 충분히 파 세이브가 가능했다.
특히 그는 일관된 퍼팅 루틴을 구사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의 퍼팅 루틴은 볼을 퍼팅 라인에 정확히 맞춘 뒤 눈을 볼 상단 정점에 두고, 에임 라인과 양발의 정렬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홀 컵을 한 번 쳐다본 뒤, 머뭇거림 없이 스트로크를 하는 것이다.

12번 홀 그린에서 매킬로이의 퍼팅 루틴은 평소와 다를 바 없었으나 약간 빠른 듯했다. 보통 퍼팅 루틴을 거쳐 스트로크까지 걸리는 시간은 40~50초였던데 비해 이날은 약간 빠른 듯했다. 서두르는 듯한 기색이 역연했다. 아마 매킬로이의 머릿속에 이 정도 거리쯤이야 하는 생각이 피어오르지 않았을까 싶다. 빨리 홀 아웃 해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자는 조바심도 없지 않았으리라. 과감해 보이는 듯도 하고 다소 경솔해 보이는 듯한 그의 첫 퍼트는 홀 왼쪽을 치며 이자까지 붙어 홀과는 1.8m로 멀어졌다.

이때부터 매킬로이는 시쳇말로 ‘멘탈붕괴’에 휩싸인 것 같다. 도저히 놓쳐서는 안 될 짧은 퍼팅을 놓쳤다는 자책감에 그는 평소의 퍼팅 루틴을 무시하고 볼 마크도 하지 않고 달려들듯 두 번째 퍼팅을 했다. 볼은 홀을 맞고 다시 1m를 지나쳤다.
이 정도면 대부분의 골퍼가 혼미에 빠져 제 정신이 아니다. 스스로 기가 막힌 매킬로이는 빨리 이 모멸의 순간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퍼터를 볼에 갖다 댔다. 세 번째 더블보기 퍼트 역시 강해 홀컵 오른쪽을 맞고 튕겨 나왔다. 네 번째 탭인 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범한 매킬로이는 화를 이기지 못해 볼을 그린 옆 연못으로 날려 보냈다.

4 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범한 매킬로이에게 가장 치명적 실수는 평소의 루틴을 스스로 지키지 못한 것이다. 첫 파 퍼트는 너무 서둘렀고 두 번째 이후에는 아예 평소의 퍼팅 루틴이 실종되었다. 갤러리들이 매킬로이의 이런 퍼팅 행태를 보고 무성의하다고 보아 야유를 보낼 만도 했다.
이 바람에 공동 선두를 달리던 매킬로이는 3라운드 공동 10위로 밀려났고 4라운드에서 전날의 치욕을 만회하려 노력했으나 공동 8위에 머물며 우승은 미국의 빌리 호셸의 차지가 되었다.

페덱스컵 랭킹 30명이 출전하는 이번 주 투어챔피언십 우승을 한다면 1천만 달러는 매킬로이의 차지가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복잡한 페덱스컵 포인트 제도 때문에 현재로선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 매킬로이가 톱5안에 들면 우승 가능성이 높지만 빌리 호셸이 매킬로이보다 성적이 좋으면 빌리 호셸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
최경주나 노승열이 최종전에 나가지 못해 아쉽지만 세계 골프의 왕별들이 1천만 달러를 놓고 겨룰 투어챔피언십의 결과가 자못 궁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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