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임버스베이는 필 미켈슨이 US오픈을 석권해서 통산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는
마지막이자 최고의 기회일지 모른다.

필 미켈슨의 탁월한 쇼트게임은 체임버스베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골프매거진> 100대 교습가, CBS스포츠 해설자
1월에 나는 이 칼럼에서 ‘올해는 마스터스를 제외한 메이저대회가 전부 링크스 스타일의 코스에서 열린다. 때문에 사실상 브리티시오픈을 세 번 치르는 것과 같다’고 말한 바 있다. US오픈은 체임버스베이, 브리티시오픈은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 코스, 그리고 PGA챔피언십은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열린다.

2007년에 문을 연 체임버스베이는 많은 선수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코스인 만큼, 아마도 기억에 남을 만한 첫 메이저대회가 되리라고 예상된다. 이전에 봤던 US오픈은 잊는 게 좋다. 심지어 작년에 갈색의 코스에서 대회를 치렀던 파인허스트 No.2도 링크스의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체임버스베이에 비하면 전통적으로 보일 정도다.

올해 US오픈에서 익숙한 느낌은 선수들을 압박하는 부담감 하나뿐일 것이다. 그렇다고 내 말을 오해하면 곤란하다. 나는 다양성을 좋아한다. 매년 똑같은 스타일의 코스에서 US오픈이 열리는 걸 원치 않는다. 어이없을 정도로 긴 코스에 리본같이 좁은 페어웨이, 빽빽한 러프. 그렇기 때문에 나는 체임버스베이가 이 유서 깊은 대회의 개최지로 합류한 걸 환영한다.

실제로 2006년에 나는 건설 중인 현장을 방문해서 설계가 로버트 트렌트 존스 2세에게 몇 가지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당시 그곳은 황량한 모래밭이었다. 하지만 그때조차 이곳이 전형적인 US오픈과는 사뭇 다른 테스트 무대가 되리라는 건 분명했다.

여느 링크스 코스처럼 날씨는 우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날씨의 협조를 받아 건조하고 단단하고 빠른 셋업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런 상태에서 바람이 분다면 이례적인 샷과 상황이 속출하는 걸 보게 될 것이다. 체임버스베이에서 볼 수 없을 세 가지는 타이트한 페어웨이, 긴 러프, 그리고 번개처럼 빠른 그린인데, 모두 전통적인 US오픈 셋업의 특징들이다!

그린은 순전히 굴곡이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전형적인 속도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성공적인 플레이를 원한다면 상당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가끔은 어프로치샷을 할 때 볼을 홀에 가까이 붙이기 위해 오히려 거의 90° 각도로 떨어진 지점을 타깃으로 삼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 코스는 창의적인 쇼트게임에 응분의 보상을 해줄 것이다.

피터 유라인이 2010년 체임버스에서 US아마추어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쇼트게임에서 발휘한 엄청난 상상력 덕분이었다. 그런데 그린 주변에서 필 미켈슨보다 더 창의적인 사람 있을까? 미켈슨이 US오픈을 석권하려면 올해야말로 남은 최고의 기회라는 게 내 생각이다. 코스 디자인과 셋업까지 모두 그에게 유리하다. 드라이버샷을 보낼 공간이 넓다는 것 역시 티샷이 크게 휘어지는 경향이 있는 미켈슨에게는 안심이 된다. 뿐만 아니라 여기는 쇼트게임에 가산점을 주는 코스인데 필은 쇼트게임의 예술가로 통한다.

이 두 가지 요소만으로도 그가 마침내 US오픈의 챔피언이 돼 통산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에 충분할지 모른다. 그밖에 선두를 달릴 선수로는 또 누가 있을까? 이건 쉽게 점칠 수 없는데, 워낙 낯선 코스이기 때문이다. US오픈이 열리기 전에 그곳에 가서 플레이를 해본다면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더스틴 존슨과 부바왓슨, 그리고 로리 맥길로이는 모두 링크스 스타일의 코스에서 선전해왔다. 그리고 전년도 챔피언인 마틴 카이머는 링크스 스타일인 파인허스트 No.2와 휘슬링 스트레이츠에서 메이저 2승을 거뒀다. 그래도 이번 체임버스베이에서는 메이저에서 연속 2위를 기록했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필 미켈슨에게 관심을 집중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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