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포도주로 만든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 11월 늦가을 단풍과 함께 축제로 태어나다.

이영철_ 롯데칠성음료㈜ 와인사업부 지점장. 업무를 위해 와인 공부를 시작, 와인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해박한 상식으로 유명하다.
매년 11월 셋째 주 목요일이면 ‘보졸레 누보 축제’가 열린다. 이때가 되면 실상 보졸레 와인이 생산되는 산지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보졸레 누보의 축제’로 들뜬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이 햇포도주의 실체는 무엇일까?

보졸레는 분명 이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주목 받는 와인으로 등장한 것이 틀림없다. 195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파리 시민들은 보졸레 포도주에 대해 잘 알지 못할 정도였다. 보졸레 누보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 그에 관한 명성을 널리 과시하고 있다.

보졸레 누보란?

프랑스 부르고뉴주의 보졸레지방에서 9월에 수확한 포도를 11월말까지 저장했다가 숙성시킨 뒤, 11월 셋째 주 목요일부터 출시하는 와인이다. 보졸레 지방의 포도 품종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특성은 어떠한가. 보졸레 와인의 품종은 갸메(Gamay)이며 이는 화강암 토양에서 자라난다. 이 품종의 가장 큰 특징은 붉은 포도주의 경우 다른 지방의 것과는 달리 매우 선명하고 화사한 빛깔을 띠며 과일향이 풍부하고 그 맛이 신선하다.

여름 햇살을 듬뿍 받고 자라난 포도를 이용해 담근 햇와인으로 오래두고 마시는 일반 와인과 달리 붉은빛이 강하게 돌며, 씁쓸함 대신 약간 떫으면서 포도 본래의 맛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보졸레 누보는 포도를 압축하고 3일만 지나면 일반적인 레드와인에서 발견되는 타닌과 페놀성분의 신맛이 없어져 가볍게 마실 수 있고, 과일 맛이 풍부해 화이트와인과 거의 비슷한 맛을 낸다.

섭씨 10~14℃에서 가장 좋은 맛을 내며, 한 모금씩 마시기보다는 벌컥벌컥 들이키며 마시는 와인으로 유명하다. 흔히 보르도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와인의 여왕’이라고 한다면, 보졸레 누보는 ‘와인의 왕’으로 일컬어진다.

보졸레 누보의 유통기간은?

보졸레 포도주를 이야기할 때 ‘보졸레 누보’를 단지 그 해 빚은 햇포도주로만 이해해 빨리 마셔야만 하는 와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보졸레 누보는 양조, 출시된 이후 그 다음 해의 수확 직전인 8월31일까지 유통이 허용되며 그 이후는 출하가 금지돼 있다. 이러한 법률적 규제는 국립 원산지 통제원(INAO, Institut Nati-onal des Appellations d'Origine)에 의한 것이다.

오늘날 세계적 와인으로 그 명성과 더불어 유통을 성공시킨 보졸레 누보와인… 와인애호가라면 누구나 11월이 되면 그 해의 햇포도주를 맛보기위해 기대에 부풀게 된다. 수확 후, 단 몇 주에 걸쳐 숙성시킨 햇포도주는 과실 내음이 풍만하고 투명한 루비의 붉은 빛을 띠고 있어 더욱 사랑을 받고 있다. 독자 여러분, 11월 단풍이 만연한 늦가을 햇와인으로 만든 보졸레 누보의 향기에 취할 준비 되셨는가?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