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를 두는 순간 나에게 특별한 와인이 되는 것이다.

이영철_롯데칠성음료㈜ 와인사업부 지점장. 업무를 위해 와인 공부를 시작, 와인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해박한 상식으로 유명하다.
지금 마신 와인의 가격은 얼마일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만약 누군가가 와인병을 가린 채 이렇게 물어온다면 알아맞출 수 있을까.

전 세계의 와인 종류가 50만 종이 넘고 국내에 들어온 것만도 1,500종류가 넘는데 솔직히 예상한 값과 시중가의 오차도 생각보다 더 클지 모른다. 이렇게 수없이 많은 와인 가운데 내게 맞는 와인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먼저 가장 구별하기 쉬운 가격대별로 와인을 고른다. 그리고 각각 의미를 두는 순간 나에게 특별한 와인이 되는 것이다.

4만원대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대의 와인은 나누는 기쁨이 있는 ‘관포지교’ 와인이라 부르고 싶다. 가족과 함께, 또는 친구와 함께 나누는 기쁨을 맛보려면 와인만큼 좋은 게 없다.

사람의 마을을 연결시켜주는 다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이 가격대의 와인들은 저렴하면서 마시는 기쁨도 채워줄 수 있어 매력적이다.

5만원~10만원, 제 값 좀 하는 와인은 마실수록 공부가 되는 ‘타산지석’ 와인이다.

이 정도 가격을 하는 와인을 맛보면 산지, 새로운 테크닉, 숙성방식, 생산년도 등등 와인 각각의 개성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와인을 새롭게 공부하고 싶다면, 또는 와인을 시음하면서 품평을 벌이고 싶다면 이 가격대의 와인을 마셔보기 바란다. 각자의 관점에 따라, 와인 브랜드에 따라 무궁무진 논쟁거리가 되는 와인들이다.

10만원~20만원 다소 부담이 되는 가격대의 와인은 품질보장, 맛보장하는 ‘금상첨화’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세계에는 뛰어난 품질의 와인이 수없이 많다. 그만큼 선택의 폭도 넓다. 이 가격대의 와인이라면 최고급 와인이다. 자신의 지방, 또는 나라의 자존심이 걸린 와인. 품질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 한 가지, 품질에 비해 너무 비싸진 않은지 고려해봐야 한다.

20만원 이상, 한 마디로 고가라 불리는 이 가격대의 와인은 내일을 위한 명품 중의 명품, 그래서 ‘고진감래’ 와인이라 하겠다.

특별한 날을 위해 5년에서 10년 이상 보관할 수 있는 와인을 만들기란 그리 쉽지 않다. 몇몇 특등급 와인에 한정돼 있는데, 이 가격대의 와인이라면 안심할 수 있다. 다만 조건이 있다. 이 와인들을 보관할 수 있는 온도 조절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또 마그넘 사이즈가 맛이 변할 염려가 적다는 것이다. 귀한 대접을 한 만큼 그 가치는 더 높아지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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