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0대에도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한다는 주장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장 용종이 30대 발견 빈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용종의 발견 빈도는 전 연령에 걸쳐 조금씩 늘어가는 추세다. 그중 특히 30대 남성의 용종 발견 빈도는 그동안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대장암 환자의 80~85%의 경우, 용종을 본인도 모른 채 가지고 있다가 이것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대장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무증상의 건강한 사람이라도, 본인의 대장에 혹시 용종이 있는지 없는지 반드시 확인을 해봐야만 대장암 예방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50대가 되고나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된다고 했으나, 최근에는 적어도 45세 정도에는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보고,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조금 더 일찍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45세에 첫 대장내시경 검진을 받는 것은 너무 늦은 것일 수 있다는 주장들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필자도 이에 동의한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예전에는 30대 환자가 크기가 크고, 조직형이 좋지 않은 용종이 발견돼 용종절제술을 하는 경우가 드문 일이었으나, 해가 갈수록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대장 용종에 관한 학회 발표를 살펴봐도 2009~2011년 3년 동안 7개 병원 검진센터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14만9,36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 이상인 5만4,359명(36.4%)에게서 용종이 발견됐으며, 용종의 발견 확률이 2009년 34.1%에서 2011년 37.1%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이중 30~39세에서의 용종 발견 확률이 17.9%로 20~29세의 6.8%에 비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장암의 발생률이 증가하는 원인들을 살펴보면 먼저 식생활 습관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에 따라 식물성 섬유소 섭취는 감소하고 동물성지방과 단백질 섭취는 증가하는 육류 위주의 식생활이 문제가 된다. 또 인스턴트식품 섭취 증가가 대장암 발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 과도한 스트레스 및 불규칙한 생활 습관, 지나친 음주, 흡연도 대장암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전적인 요인도 존재해 대장암 환자의 약 10~30%는 가족력을 갖고 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을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대장암 발병률이 2~3배 정도 높다.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육식 위주의 식단에서 벗어나 고른 음식 섭취를 해야 하고, 육류나 패스트푸드보다는 적정한 양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는 데 신경 써야 한다. 섬유질은 음식물의 장통과 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발암물질과 장 점막과의 접촉시간을 줄이고, 장내 발암물질의 농도를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금연을 하고 과도한 음주를 피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정기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네 식단의 서구화, 과도한 동물성 지방 섭취의 증가와 비만의 유병률 증가, 그리고 최근 대장암 발병률의 증가양상을 고려해볼 때,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대장암의 발병률은 더 높아질 것이며, 이전보다 더 젊은 연령대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대장암의 80~85%는 선종성 용종에서부터 발병하기 때문에 조기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용종의 발견 및 제거를 한다면, 대장암 발병률을 낮출 수 있다. 앞으로는 30대에도 대장내시경 검사받는 것을 적극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성용직
소화기내과 전문의
카톨릭 의과대학 졸업
카톨릭 의과대학 의학박사
성빈센트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
현 강남하트스캔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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