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취하 골취평” - 와인에 취하니 하루가 즐겁고 골프에 취하니 평생이 즐겁다.

인과 골프는 참 비슷해 보인다. 이 둘은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다른 듯 닮은 단짝 같아 보인다. 와인과 골프와의 만남을 이해하기 위해 와인과 골프의 시작을 잠시 짚어보자.

와인의 역사에 있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원숭이가 포도송이를 들고 다니며 먹다가 바위틈에 몇 알을 떨어뜨렸고, 나중에 거기에 고여 있던 물을 마시고 해롱거리던 것을 보고 와인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페르시아의 한 공주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상한 포도즙을 마셨다가 오히려 황홀경에 빠져 이후 세상 근심을 잊게 해주었다는 우화 속 이야기도 있다. 이외에도 와인의 시초를 성서에서 찾을 수 있는데, 구약성서를 보면 방주에서 내린 노아가 와인을 만들어 마신 후 술에 취했다는 이야기다. 무엇이 됐든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와인의 시작은 유쾌(?)한 내용들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와인이 만들어진 기록은 기원전 2,000~3,000년경에 이집트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포도를 발로 으깨 얻은 포도즙을 항아리에서 발효시켜 와인을 만들었고 기원전 1만5,000년경부터 페니키아인들에 의해 와인제조법이 세계로 전파되었다. 시작은 이러했지만 금세 와인은 누군가에는 물이 되었고 누군가에는 과실주로 사랑받으며 생활의 일부가 됐다. 골프의 기원 이야기도 잠시… 스코틀랜드 지방의 목동이 나뭇가지로 돌멩이를 날리는 민속놀이가 골프로 발전했다는 설과 네덜란드의 아이들이 실내에서 하던 콜프(kolf)라는 경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마지막으로 네덜란드의 콜벤(크리켓과 비슷한)이라는 운동이 기원이라는 말도 있다.

서론이 너무 길었지만 와인과 골프는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 숨 쉬고 있다. 오랜 시간 숙성된 와인이 제 맛을 내듯, 골프 역시 연습이라는 숙성의 시간을 거쳐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꼭 닮은 모습이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골프와 연관된 골프와인도 쏟아지고 있으며, 골프장에서도 라운드 후 식사와 함께 와인을 즐기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골프는 스포츠 중에서도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여겨지는 활동이고 와인 역시 중요한 식사자리에서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주류로 여겨지고 있다. 이렇듯 골프와 와인은 어느새 골퍼들에게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함께하고 있다.

각종 모임에서 골프&와인의 의미를 담아 표현할 수 있는 건배사 몇 가지를 소개한다.

중국어로 “와취하 골취평” - 와인에 취하니 하루가 즐겁고 골프에 취하니 평생이 즐겁다, “다타호신 소타호심” - 타수가 많으면 몸에 좋고 타수가 적으면 마음에 좋다, 영어로 “올파” - 올해도 파이팅, “올버디” - 올해도 버팀목이 되고 디딤돌이 되자, “원샷” - 원하는 방향과 거리만큼 샷은 정확하게, 한국어로 “싱글벙글” - 골프는 싱글 인생은 벙글 사랑은 이글.


이영철 롯데칠성음료㈜ 와인사업부 팀장. 업무를 위해 처음 와인 공부를 했으나 지금은 와인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해박한 상식을 섭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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