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효성 챔피언십 우승자 박지영 프로.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첫 우승 때도 안 울었는데, 이렇게 많이 울 줄은 저도 몰랐어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19시즌 개막전인 효성 챔피언십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한 박지영(22)이 그야말로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았다.

첫 우승에서 두 번째 정상을 밟기까지 기간으로는 2년 6개월, 날짜로는 910일, 시즌으로 세 시즌이 걸렸다. 

박지영은 12월 9일 베트남 호찌민 근교 트윈도브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에서 사흘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우승을 차지한 뒤 "굉장히 오랜만에 우승해서 아직도 믿기지 않고, '정말 우승했나' 싶다"면서 "열심히 한 것의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2015년 신인왕 출신인 박지영은 2년차인 2016년 6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KLPGA 투어 첫 승을 올린 이후 여러 차례 승수 추가 기회가 있었지만 매번 우승엔 한 발 모자랐다. 특히 톱10에 15번이나 입상했던 2017시즌에는 준우승만 두 번이었고, 2018시즌에도 '톱5' 세 번 등 상위권을 맴돌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효성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선 선두였던 박민지(20)를 따라잡은 뒤 리드를 유지했고, 이소영(21)과 공동 선두이던 18번홀에서 '끝내기 버디'로 마음고생을 풀었다. 마지막 퍼트가 들어가자 환한 미소로 환호하던 박지영은 이내 눈물을 흘렸다.

박지영은 "첫 우승 이후에도 2승을 위해 열심히 했는데, 될 듯 말 듯 해서 속이 많이 상했다. 우승 하니까 '됐구나' 하는 생각에 눈물이 너무 많이 났다. 진짜 많이 울었다"며 "첫 우승 때도 안 울었는데 이렇게 많이 울 줄은 나도 몰랐다"고 털어놨다. 코치인 안성현 프로 이야기 하면서 더 많이 눈물을 쏟은 박지영은 "오기 전에 굉장히 열심히 했던 게 뜻 깊고 보람차서 눈물이 흘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부모님 이야기를 시작할 때부터 울먹인 박지영은 "항상 지원해주시고 따라다니시며 고생하는데, 오늘 우승한 것으로 인해서 보답하고 조금이나마 효도한 것 같아 기쁘다"고 답했다.

통산 1승에서 2승을 이루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박지영은 "조바심은 나지 않았다. 다만 아쉬웠을 뿐"이라며 "그래도 항상 내가 은퇴하기 전까지 고쳐야 할 것에 대해서만 생각하면서 대회를 뛰다 보니 매 대회 좋아지는 모습이 스스로 보여 만족하면서 해왔다"고 돌아봤다.

박지영은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고, 어려운 코스에서 사흘간 버디는 11개, 보기는 단 1개만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경기력에 대해 그는 "베트남 오기 전부터 연습할 때 원하는 대로 스윙이 만들어 지면서 자신감 많이 얻고 와서 쳤던 것이 주효했다"며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무조건 홀 근처로 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어떤 상황에서든 움츠러들지 않고 내 스윙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지영은 "(지난 시즌 하반기와 비교했을 때) 스윙을 많이 바꿨다. 백스윙도 바꾸고, 다운스윙 모션(하체 움직임)을 바꾸면서 거리도 많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사실 (개막전) 우승은 생각하지 않았다"는 박지영은 "(이번 대회 목표로) 3등 안에 들고 한국 가자는 생각이었는데, 2라운드 끝나고 2타차 2등이라 욕심도 났고, 한편으로는 욕심 부려서 마지막 날 망가진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욕심부리지 말자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그래서 그냥 하늘이 알아서 결정해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최종라운드에 임했다"고 말했다.

박지영은 "사실 2019시즌 목표로 1승, 통산 2승만 꼭 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개막전에서 빨리 이뤄냈으니, 본격적으로 2019년 시즌이 시작되면 통산 3승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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