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투어에서 활약했던 제러드 라일.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이달 초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한 선수들은 모자에 노란 리본을 달고 경기했다. 오랫동안 백혈병으로 투병해온 동료 프로골퍼 제러드 라일(36.호주)의 쾌유를 바라는 마음을 그 리본에 담은 것.

하지만 안타깝게도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라일이 짧은 생을 마감했다.

라일의 아내 브리어니는 9일 "재러드가 더 이상 우리와 함께하지 않게 됐다는 사실을 알리게 돼 마음이 아프다"라며 "그는 8일 밤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라일은 아내를 통해 마지막으로 남긴 말에서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 제 인생은 짧았지만, 저로 인해 사람들이 암으로 고통 받는 이들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게 됐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만 17세였던 1999년 처음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2년간 투병한 라일은 현지 매체들을 통해 백혈병과 싸워 이긴 것처럼 보도됐었다. 2005년 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웹닷컴투어)에 입문한 뒤 2007년부터 본격적인 PGA 투어 선수로 활약했다. 2008년 웹닷컴투어에서 2승을 따내기도 했다.

그러나 2012년 3월 백혈병이 재발, 두 번째 투병 생활을 하고 2014년부터 다시 공식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2016년 8월까지 PGA 투어 대회에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특히 2015년 12월 암과 투병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이벤트 대회에서 하루에 홀인원을 두 번 만들어내는 진기록을 세워 크게 주목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7월 혈액 검사가 안 좋게 나와 다시 입원한 제러드 라일은 필드 복귀를 꿈꾸며 다시 투병 생활을 시작했으나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의사로부터 더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말을 들은 라일은 이달 초 병원 치료를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와 아내, 두 딸, 지인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며 작별을 준비해왔다.

한편 7일(현지시간) PGA챔피언십 롱드라이브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브라이슨 디셈보(미국)는 우승 상금 2만5,000달러(약 2,800만원)를 라일의 가족을 위해 기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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