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프로님의 고마움은 잊을 수가 없다"

인주연 프로.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골프선수라는 직업에 큰 자부심과 만족감을 가지고 있어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싶은데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을 했던 것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습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년차 인주연(21)이 13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 뉴코스(파72)에서 막을 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일에 김소이(24)와 연장 접전 끝에 정규투어 생애 첫 정상을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장식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그만둬야 할 만큼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인주연은 최경주재단 장학생에 뽑히면서 3년 동안 최경주(48)가 해마다 여는 동계 캠프에 참가하는 행운을 누렸다. 프로 1년차이던 2015년에는 최경주에게 금전적인 도움도 받았다.

인주연은 KLPGA 투어 우승 인터뷰에서 "그 고마움은 잊을 수가 없다. 언젠가는 꼭 갚아드리고 싶다"면서 "시상식 때 너무 정신이 없어 제대로 감사 인사를 못 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첫날 6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선 직후 인터뷰에서 인주연은 자신의 롤모델로 최경주를 밟힌 바 있다. "최경주재단 소속으로 들어가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금전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앞으로 선수생활 하면서 필요한 부분들을 최 프로님한테 도움을 받으면서 골프선수로서 꿈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었다.

이날 우승 상금 1억4,000만원을 받았고, 작년에는 2부투어에서 사상 첫 1억원 우승 상금을 받기도 했던 인주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동부건설과 후원 계약을 하는 등 어느 정도 돈 걱정은 사라졌지만, 한때는 연습 라운드 그린피와 카트비를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주연은 이번 첫 우승 상금에 대해 "부모님께 다 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100M 육상선수로 활동하며 도 대회까지 나갔었던 인주연은 중학교 1학년이 되면서 부모님의 제안으로 골프채를 잡았다. 점점 치다 보면서 골프의 매력에 빠지게 된 그는 2014년 국가대표를 지낼 만큼 유망주였다.
국가대표 당시 동기로는 박결, 김지영2, 임은빈, 이소영, 최혜진 등. 인주연은 동기가 우승했을 때 "부럽다기보단 내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언젠가는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노력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동료선수들 사이에서 '힘주연'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파워 넘치는 장타력을 지닌 인주연은 그러나 샷 정확도는 형편없어 OB가 잦았다. 게다가 모처럼 잡은 기회도 마지막 날이면 날려버리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신중했고, 마지막 날 더블보기에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잡은 목표가 생각처럼 안 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9번홀에서 더블보기가 나온 후 착잡했지만 캐디 오빠와 다잡아가며 끝까지 하고자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인주연은 생애 첫 우승의 원동력으로 기술적 향상과 강해진 멘탈을 꼽았다. 지난 동계 훈련에서 "힘 빼고 치는 요령을 터득했다"고 밝힌 그는 힘을 빼니 샷 정확도가 확 올라갔다. 덩달아 쇼트게임까지 실력이 늘었다.

마지막 날 1번 홀부터 보기를 적어낸 인주연은 "많은 갤러리 분들 앞에서,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는 것이 처음이라 첫 홀부터 많이 떨렸다"며 "실수도 많이 나왔는데 계속 침착하게 내 플레이에 집중했고, 첫 우승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해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우승으로 얻은 것 가운데 사실 제일 큰 건 자신감"이라면서 "이제 시드 걱정, 돈 걱정이 없으니 앞으로 보완할 점을 더 보완해 더 나은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인주연의 야디지북 상단에는 "축을 잡고 팔로 휘두르자", 하단 부분에는 "차분하게 침착하게 믿고 자신 있게 치자"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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