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우승을 차지한 함정우 프로.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음… 먼저 고생하신 부모님께 여행 경비로 드릴 생각입니다.”

19일 인천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파71)에서 막을 내린 SK텔레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나흘 합계 13언더파를 기록,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 함정우(25)가 ‘우승 상금(2억5,000만원)을 어디에 쓸 것인지’ 묻는 질문에 잠시 생각하더니 일부는 부모님 여행 비용으로 쓰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동 선두로 출발한 함정우는 경기 직후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면서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떨리기만 하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기뻐했다.

“전반에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조금 답답하기도 했다”는 함정우는 “하지만 11번홀(파4)에서 버디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13번홀(파4)에서 샷 이글을 잡아냈던 것이 우승에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이글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함정우는 “핀까지 128야드 정도 보고 쳤는데, 공 위치가 좋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피칭 웨지로 낮게 눌러 쳤는데, 운 좋게 들어갔다”고 이글 상황을 설명했다. 이글을 잡고도 우승을 확신하기 힘들었던 그는 “17번홀에 들어서면서 ‘파만 기록하자’라고 다짐했는데, 17번홀에서 파를 잡아낸 뒤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함정우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첫 우승의 꿈에 부풀었으나 4라운드에서 5오버파 77타를 치며 무너졌고, 톱10 입상마저 무산돼 공동 15위로 밀렸다. 시즌 동안 톱10에 세 번 들어 상금랭킹 31위(1억2천400만원)에 올라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일찌감치 찾아온 생애 첫 우승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린 아픔은 컸다.

이날 '77'이라는 숫자가 새겨진 셔츠를 입고 경기한 함정우는 “솔직히 불안감도 들곤 했다. 경기 중반까지 퍼트도 안 맞아 고생했다. 중압감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았다”며 “그래도 ‘내 플레이만 펼치면서 좀 기다려보면 찬스가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했고, 그게 맞아 우승까지 이뤄냈다”고 4라운드를 돌아봤다.

77이라는 숫자에 대해 함정우는 “지난해 최종 라운드에서 내가 적어낸 스코어”라면서도 “일부러 제작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옷이 나왔다. ‘2018년의 아쉬웠던 기억을 떨쳐내자!’라는 각오로 오늘 이 옷을 입고 경기했다”고 설명했다.

함정우는 “생각보다 첫 승을 빨리 거뒀다. 목표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며 “사실 우승 전에는 1승과 최저타수상을 받는 것이었다”고 밝히면서 “이제는 한국오픈에서 우승하고 싶고, 더 욕심을 내자면 한 시즌 동안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둬 ‘제네시스 대상’을 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뉴스팀 golf@golfhankook.com

저작권자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