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KPGA 코리안투어 첫 우승을 신고한 박성국 프로. 사진=골프한국


[골프한국 권준혁 기자] “떨렸어요. 그래도 욕심을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경기한 덕에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0월 28일 경남 김해 정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마지막 날. 공동 선두로 마친 5명 중 2차 연장전에 합류한 박성국(30)은 두 번째 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 관중석 옆에 떨어졌다. 경기운영위원의 설명에 따라 위치를 옮긴 그는 그러나 그린 옆에서 드롭하고 친 세 번째 샷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홀과 15m 거리에서 칩샷을 하다 뒤땅을 쳐 볼은 2m도 전진하지 않은 것. 스스로도 허탈한 웃음을 지은 박성국은 결국 네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더블보기를 적어냈다. 하지만 연장전 맞상대인 이준석(30) 역시 벙커에서 한 번에 나오지 못해 더블보기를 한 덕분에 승부를 3차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132경기를 치르며 한번도 우승하지 못한 무명 선수 박성국은 연장 세 번째 홀에서 생애 첫 승을 확정했다. 그는 “2007년에도 연장전을 치렀었는데, 그때보다 덜 긴장하긴 했지만 그래도 떨렸다”고 말했다. 박성국은 신인 때인 2007년 몽베르오픈에서 4차 연장 끝에 무릎을 꿇었던 적이 있다. 

그동안 우승이 없었던 이유에 대해 묻자, 박성국은 “사람들은 기억 못 할지 몰라도 5위 안에 든 적은 많았다. 우승 찬스가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긴장도 많이 했고 욕심도 나 마지막이 좋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그는 “긴장해서 연장전에서는 계속 손을 떨었다. 그래도 멘탈을 잘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박성국이 4라운드 종료 후 스코어카드를 제출하고 난 뒤 연장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회 막판까지 혼전이었다. 그는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상위권에 있었다. 차에 타서 스코어를 한 번 더 봤는데 선두와 1타 차였다. ‘연장전을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차에서 내렸다”고 말하며 웃었다.

또 박성국은 1라운드 72타, 2라운드 70타, 그리고 3라운드 72타에 이어 4라운드에서 70타를 쳤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나흘 동안 오버파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는 이 얘기를 전해 듣고는 “그런가? 몰랐다”며 “어려운 코스라서 무리하지 않았다. 공격보다는 수비적으로 플레이했다. 그래서 위기도 크게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성국은 “그동안 ‘딱 한 번만 우승하면 앞으로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제 우승 물꼬를 텄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안다’라는 말처럼, 경기에 임할 때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질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2020년까지 시드를 확보한 박성국은 ‘체력 보완’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올 시즌 끝나고 체력 보완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또 전에는 퍼트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군대를 다녀오니까 퍼트가 잘 안된다.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국오픈에서 우승해서 ‘디오픈’에도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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