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박결 프로. 사진제공=KLPGA


[골프한국 조민욱 기자] “사실 올해 초 부상 때문에 아파서 큰 기대를 못했는데, 우승으로 잘 마무리해서 행복한 한 해인 것 같습니다.”

10월 28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SK네트웍스-서경 레이디스 클래식(우승상금 1억6,000만원)에서 KLPGA 투어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박결(22)이 전한 소감이다.

“나에게 이런 날이 과연 올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진짜 이런 날이 왔다. 정말 기쁘다”고 말한 박결은 “제주도가 아니라 내륙에서 열린 대회였다면 오늘 줄인 타수라도 우승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며 “지키자는 마음으로 첫 홀 티샷을 했는데, 바람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기뻐했다. 

박결은 마지막 날 선두와 8타차 공동 10위로 출발했으나,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잡아내는 맹타를 휘두르며 정상에 올랐다.

우승의 결정적인 이유로 바람을 꼽은 박결은 “바람이 3라운드 때만큼 불지 않아서 쉽게 플레이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중요했다”면서도 “최종라운드에서 내 샷과 퍼트는 모두 완벽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하고 싶다”고 만족해했다.

2번(파3)과 6번홀(파4)에서 버디를 골라낸 박결은 9번홀부터 상승세를 탔다. “이 홀 세 번째 샷에서 실수를 했는데, 운 좋게도 그린을 맞고 튄 공이 핀 방향으로 잘 굴러가서 정말 짧은 거리의 버디 퍼트가 남았다. 탭 인 버디를 하고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골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고 2015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결은 “루키 시즌 때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올라와서 부담이 많이 됐다. 그래서인지 우승에 대한 부담도 컸다”고 힘들었던 시간을 돌아봤다. 

특히 '인형 외모'로도 주목을 받았던 박결은 성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는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어서 외모에 쏠린 관심도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모 문제로 스트레스도 받았다. 항상 '1승도 못했는데, 저렇게 기사가 많이 나온다'는 반응이 많았다”며 “오늘 우승하게 돼서 그런 부담을 내려 놓은 것 같다. 이제는 그런 기사가 나와도 1등을 했으니 당당하게 보겠다”고 말했다.

경기를 마친 뒤 연장전 준비하고 있었던 박결은 공동 선두를 달리던 김민선5(23)의 17번홀(파3) 더블보기로 단독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박결은 “나는 사실 내 플레이에 정말 만족하고 있었다. 공동 선두 인지도 몰랐는데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면서 알았다”면서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캐디가 몸을 풀자고 해서 연습 그린에 가니까 그때부터 떨려왔다. 그러다 민선 언니의 더블보기 소식을 접했는데, 그 소식을 듣고도 떨리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결은 다시 18번홀로 가는 그 순간에도 “많이 떨려서 아무 생각도 못했다”고 털어놓으면서 “골프라는 것이 마지막까지 모르는 거라 끝날 때까지 끝난 것 아니다라는 생각은 했던 것 같다. 민선 언니가 마지막 홀에서 샷 이글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 떨렸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우승이 확정된 뒤 눈물을 보인 박결은 “정연주, 김지현, 이정민 프로와 함께 연습을 많이 했고, 옆에서 계속 응원해준 언니들이었다. 그런데 연주 언니가 눈물을 보였고, 나도 여태까지 힘들었던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서 많이 울게 됐다”고 말했다.

박결은 지난 4년간 준우승을 6번 기록했다. 이에 대해 그는 “사실 나는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항상 톱텐에서 시작해서 올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며 “그간 가장 아쉬웠던 대회는 올해 제주도 열린 에쓰오일 대회다. 처음으로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했고, 또 그날 샷감이 좋아서 기대를 했는데 (이)승현 언니가 워낙 잘해서 우승을 놓쳤다”고 회상했다.

“그동안 항상 목표가 첫 우승이었다”는 박결은 “이제 첫 우승을 이뤄낸 거라 다음 목표까지는 아직 생각 못했다”며 “이제 올 시즌도 1개의 대회만 남았는데, 내년 시즌에도 더 기대 많이 해주신다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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